한국 여행자들, 코로나19 피해 중소 도시로 향했다

입력 2021-12-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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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트립닷컴)
(사진제공=트립닷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내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여행자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중소 도시가 대안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9일 트립닷컴그룹이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와 함께 발간한 ‘2021 여행 트렌드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면서 국내 여행과 스테이케이션(스테이와 휴가의 합성어)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유럽지역의 국내 호텔 예약은 2019년 대비 200%, 2020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중국의 경우 2021년 주요 국경일 휴가 기간 동안 관광객의 49.1%가 같은 성내 여행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여행에도 잘 나타난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국내 호텔 검색량은 지난해 대비 약 43% 증가했다. 특히 국내 호텔 예약 건은 작년 대비 약 7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색량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지역이 △세종시(연기면, 약 18배) △밀양시(약 8배) △성주군(약 7배) △청도군(약 5배) △순창군(약 5배) 등 중소 도시라는 것이 눈길을 끈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이 지역이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른 것은 인기 여행지보다 덜 붐비고 자연 친화적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보고서는 전 세계적 예약 트렌드 중 하나로 대안 여행지를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여행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행객들은 낯선 여행지 탐험을 선택한다고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인용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의 조사에 따르면 69%의 여행객이 덜 알려진 여행지 방문에 관심이 있고, 72%는 여행을 통한 지역 사회 지원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세종(연기면)의 경우 새로 개장한 국립 세종 수목원이나 휴양림 등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정 수도로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는 일명 '워크케이션' 형태의 예약 역시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호텔 수요가 많았던 지역 10위 안에 대구시가 처음 진입하기도 했다. 서울시(1위), 서귀포시(2위), 제주시(3위), 부산시(4위), 인천시(5위), 강릉시(6위), 속초시(7위), 여수시(8위), 경주시(9위), 대구시(10위) 순이다. 10개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경주(234%), 속초(202%), 강릉(116%) 순이었다.

여행객들은 안전이 보장된 숙소를 선호했다. '2021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일본을 포함한 주요 국가 여행자 70%가 2022년에는 지난 5년간보다 여행에 더 큰 비용을 지출할 것이며, 공중위생 및 안전 규칙이 추가된 여행에는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소도시를 선호하는 관광객이 늘면서도 국내 숙박에서 5성급 호텔 예약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트립닷컴과 WTTC는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면 지금보다 국내 여행이 둔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여행지를 재발견하는 트렌드는 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종민 트립닷컴 지사장은 "전반적으로 코로나 이후 국내여행 동향도 전 세계여행 트렌드와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코로나의 영향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트립닷컴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고객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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