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소환조사 요구에 입원을 이유로 당분간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 검사 측은 9~11일 중 출석할 수 있냐는 공수처 측의 요청에 이날 “입원 치료 중으로 당분간 출석이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검사는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구치소에서 나온 뒤 건강이 악화해 병원 치료를 받고 6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는 10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친 소환 조사와 체포‧구속영장 청구로 피로를 호소했고 최근에는 병가를 사용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공수처 2차 소환 조사 때도 건강 상태 악화로 조사를 마치고도 조서 열람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귀가했다. 그는 이튿날 공수처로 다시 나와 조서를 열람했다.
손 검사는 지난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당시 검찰총장)의 지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 등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의 정보를 수집해 문건으로 작성하고 배포한 혐의로 윤 후보와 함께 입건됐다.
손 검사 소환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공수처의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수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손 검사의 ‘고발사주’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두번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고비를 맞았다. 판사사찰 문건 작성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틀었으나 이마저도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은 당시 윤 총장의 지시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 등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의 정보를 수집해 문건으로 작성하고 이를 내부에 공유했다는 게 핵심이다.
손 검사의 일정 조율이 어려워 지면서 다른 피의자를 먼저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