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 디지털 충격파] 공채 줄이고 디지털 인재 수시채용…빅테크 공세 ‘맞불’

입력 2021-1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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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확산에 잇단 점포 통폐합
플랫폼 개발자 등 ‘인재 모시기’
IT 비전공자 대상 코딩교육 등
내부 디지털 인력 양성 가속도

은행권이 신입 공채 채용 문을 좁히는 대신 디지털 인재들을 수시 채용하고 있다. 디지털화로 인해 기존 채용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스톡옵션과 고연봉으로 디지털 전문 인력을 흡입하고 나서고 있어, 시중 은행들은 수시 채용과 함께 자체적으로 내부 직원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만 대규모 공채를 통해 신입 행원을 뽑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공채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이미 직군별로 수시 채용을 마쳤지만, 하반기 공채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공채 대신 3~4차례에 나눠 수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하반기 신입 공채에 나섰지만 그 규모 또한 과거 대비 대폭 줄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채는 옛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NH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채용 규모를 20명 줄였고, 경력 공채를 신설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 하반기보다 70명 늘렸지만, 경력직까지 포함해 선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은행들이 신입 공채를 줄이고 있는 것은 디지털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확대로 영업점 인력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사라진 은행 점포 수는 780여 개에 달한다.

반면 디지털과 ICT 분야를 중심으로 수시 채용 규모는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플랫폼 고객을 위한 여·수신, 외환 등 비대면 거래를 개발하고 운영할 개발자를 모집 공고했다. 디지털 뱅크를 개발한 경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금융 시스템을 운영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우대하는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까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금융, 자금운용, 금융공학, 부동산 투자자문 등에서 경력직을 모집했다. 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커(PB), 펀드 투자 및 사후관리 업무, 기업컨설팅 등에서 경력을 가진 인력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들이 비단 디지털·정보기술(IT) 분야뿐만 아니라 은행의 전통적인 업무 분야로까지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에 맞서 은행들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 더 적합하다는 분위기”라며 “디지털 전문 인력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인재들을 중심으로 충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고육지책으로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디지털 인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BD 1000’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영업점 직원들 대상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데이터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해 올 초부터 추진한 이 프로그램은 행내 데이터 분석 전문가 1000명을 만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KB국민은행 또한 신입 행원 과정 내 디지털 전환(DT)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프로그램 내 DT 활성화 지표를 측정하고 있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IT 비전공자 대상으로 코딩 역량 함양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NH농협은행은 직원들을 디지털전문인력, 데이터전문인력으로 구분해 내부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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