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 26개월 만에 수요〈공급 '역전'

입력 2021-12-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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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숲. (이투데이DB)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숲.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26개월 만에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 지난해 8월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재계약이 증가했지만 전셋값 급등과 강력한 대출 규제로 신규 전세 수요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을 기록해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약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수급 지수(0∼200)가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시장에서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통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전세수요가 늘어나며 거래 침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른 양상이다. 만기가 임박한 '급전세'도 쌓이고 있다.

전·월세 전세 거래시장이 '동맥경화' 상태에 놓인 것은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1억∼4억 원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신규 이동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서울 권역별로는 5개 중 3개 권역에서 전세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하락했다.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 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101.1에서 이번 주 99.8로 내려왔고,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지난주 102.4에서 금주 98.0으로 떨어졌다.

강남 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이번 주 97.0을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이번 주 기준선(100.0)에 턱걸이했으나 지난주(101.7)보다 전세수급지수가 꺾였다.

다만 지난주 99.5를 기록한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이번 주엔 100.4로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기 힘든 세입자들은 지역 간 이동이나 주택형 갈아타기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집주인과 협의해 재계약을 하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눌러앉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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