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기준으로 재계 6위인 포스코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향후 주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지주사 전환이 포스코 주가에 중립적인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철강 생산, 판매 등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포스코(분할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분할 존속회사)는 지주사로 전환한다.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고,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 지분 100%를 보유한다. 지주사로서 미래 먹거리 발굴, 사업 관리, 연구개발(R&D) 등을 맡게 된다. 포스코의 경우 철강 생산과 판매에 집중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는 배터리 제조업체에서 나타났었다”며 “자금 조달을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각, 지배력 약화라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포스코는 철강 사업에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다”면서 “물적분할을 발표했다고 해서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스코는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지양, 필요할 경우 지주사의 주도 계획 등을 약속해 주가 하락 우려를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은 저성장 산업이란 인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분할 방식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중립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포스코는 이미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며 “물적분할로 인한 기업 가치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성공적인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신사업에 대한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숨겨진 신사업 가치를 인정해주는 데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철강 사업 가치의 희석 우려, 안건 통과 여부 자체의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박성봉 연구원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결정됐다면 주가 부양에 더 긍정적이었을 것이란 견해에 공감한다”면서 “비상장인 채로 신성장 사업의 적절한 평가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