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재정 당국에 쓴소리 “재정건전성 타령에 가계부채만 늘렸다”

입력 2021-12-13 12:00 수정 2021-12-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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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하강시 정부재정 뒷받침해야 3년차에 1인당 GDP 플러스 전환
레버리지 가파른 증가세 지속시 경기변동성 확대·거시금융안정성 저해..점진적 조정필요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정부가 재정건전성에만 집착함에 따라 가계부채만 키웠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가계 등 민간부채와 정부부채가 각각 장기평균수준의 균형을 이뤄야 경기하강이라는 위기상황에 닥치더라도 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민간과 정부부문 레버리지가 동시에 증가한 것도 있는 만큼 누적된 레버리지를 점진적으로 조정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3일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박창현 차장 등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매크로레버리지 변화의 특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정부부채와 가계 및 기업의 민간부채 총합을 뜻하는 매크로레버리지 변화추이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는 민간과 정부 레버리지 비율이 동시에 상승하고, 주요국과 달리 민간이 레버리징을 주도했으며, 저소득층과 청년층 등 취약부문 부채가 비교적 빠르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가계빚 증가세가 가팔랐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실제, 코로나19 발발 직전(2017~2019년 평균) 91%에 머물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0년 이후(2020년 1분기~2021년 1분기 평균) 101%를 기록해 10%포인트나 뛰었다. 이는 같은기간 글로벌(6%p 증가한 67%)이나 선진국(3%p 증가한 77%) 증가폭과 견줘보더라도 2~3배 더 늘어난 것이다.

반면, 정부부채 비율은 7%포인트 증가한 45%에 그쳤다. 같은기간 글로벌(13%p 증가한 94%)이나 선진국(20%p 증가한 127%) 증가폭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주요 42개국 가계부문을 비교해본 결과, 4분기 연속 부채비율이 하락하는 디레버리징 기간은 2년~3년간 지속된 반면, 그 이전 레버리징 기간은 3년~4년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카드사태를 겪었던 2000년대 초반 디레버리징 이후 16년간 가계 레버리지가 누증돼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상황을 보였다.

이는 저금리 고환율로 대표되는 이명박(MB)정부의 747정책과 빚내 집사라는 박근혜 정부의 소위 초이노믹스정책이 계속된데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되레 재정을 옥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하강이라는 위기가 닥칠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별 1인당 GDP경로를 추정해 보면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문과 정부부문 부채비중이 장기평균치(주요국 기준 가계 60.7%, 정부 89.0%)에 있다는 시나리오1 하에서는 하강 1년차엔 마이너스(-)1.7% 성장을 기록했지만, 2년차(0.5%)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 상황과 같이 민간부문 부채 비중이 장기평균치보다 높고, 정부는 낮은 시나리오2의 경우, 3년차(1.0%)에나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1년차 -2.7%, 2년차 –2.1%). 이 또한 정부가 경기대응을 위해 레버리지를 확대하면서 완충작용을 한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반면, 민간과 정부 레버리지가 모두 장기평균치보다 높은 시나리오4의 경우엔 5년차(-4.1%)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면치 못했다.

박창현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민간부채 비중이 높고, 정부부채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경기하강시 우리나라는 시나리오2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과 같은 레버리지의 가파른 증가가 지속될 경우 향후 국내 경기변동성 확대, 거시금융안정성 저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채가 성장과 균형된 수준에서 변화하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간 누적된 레버리지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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