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회계위반에 여전히 몸살 앓는 코스닥 기업

입력 2021-12-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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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연말 코스닥시장이 뒤숭숭하다. 상장사들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사례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접수된 코스닥 상장사들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는 11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공시는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24건 나왔는데, 연말로 갈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한 사건 발생 외에 사실 확인, 진행사항까지 포함하면 횡령·배임과 연관된 공시 건수는 급증한다. 올 들어 53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44건, 2020년 70건 등으로 해가 갈수록 줄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엔 다시 급증했다. 경기 침체와 위축된 소비로 경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경제범죄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횡령·배임은 경기가 안 좋으면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회계처리기준 위반 공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11건 발생했다. 2019년(6건), 2020년(5건)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용은 다양하다. 에코마스이터는 최근 두 달 새 2건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 각각 4억6700만 원, 63억7800만 원 규모로 전 대표이사 등 2명에 대한 고소장이 제출된 상황이다.

좋은사람들은 지난 4월부터 모두 4건에 달하는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공시했다. 회사가 전현직 대표, 공동대표집행임원 등을 고소했다는 내용이다. 공시에서 밝힌 금액은 모두 169억1500만 원이다. 당시 이 회사 자기자본(769억5500만 원)의 21.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밖에 스킨앤스킨, 휴온스블러썸 등은 횡령·배임 혐의가 2건씩 접수된 바 있다.

나노캠텍은 주요 경영진 및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을 기재하지 않아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2억1810만 원 처분과 감사인 지정 3년, 검찰 고발 등을 조치 받은 바 있다. 씨엠에스에듀는 매출액을 허위 계상하고 퇴직급여부채를 과소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횡령·배임, 불공정 행위로 전체적인 시장 신뢰도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의 내부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꼽힌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도 잦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들은 기업가치가 잘 알려지지 않고, 테마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예측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횡령·배임은 심각한 범죄”라며 ”가장 큰 원인은 내부통제부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실질심사, 외부감사법에 따른 회계 관리 부실화 방지 등의 규제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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