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접종이 해법?…방역전문가들 "거리두기 없이는 무용"

입력 2021-12-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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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접종 후 효과 기다리는 2주~1개월 사이 오미크론 확산할 수도…강력한 거리두기 시행해야"

▲14일 오전 전남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줄 서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지난 12일 첫 확인된 이후 함평읍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전남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줄 서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지난 12일 첫 확인된 이후 함평읍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일일 사망자가 결국 100명 가까이 치솟았다. 새로운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N차 감염마저 본격화되면서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3차접종(추가접종) 확대로 이번 위기를 돌파하겠단 계획이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는 94명 추가돼 전날보다 54명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906명으로 900명대에 진입, 연일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일일 사망자는 조만간 세자릿수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델타보다 2배 빠른 오미크론, 우세종은 '시간 문제'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오미크론 감염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1주간(12월 5~11일) 오미크론 변이 검출 비율은 1.3%까지 증가했다. 최근 지역사회 N차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와 잠복기는 비슷하지만, 전파력은 두 배 가까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이 국내 오미크론 변이 관련 사례 123건을 분석한 결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8~3.4일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는 2.9~6.3일이다.

또한, 4명 중 1명은 진단 당시 무증상이었고, 무증상 상태에서도 타인을 감염시켰다.

이미 유럽 일부 국가는 오미크론 변이가 곧 델타 변이를 제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27일 첫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나온 영국은 불과 2주 만에 감염자가 3137명으로 증가했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현재 속도를 기준으로 이달 말까지 오미크론 감염이 100만 건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덴마크 역시 오미크론이 이번 주 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 "3차접종 효과 있지만 해결책은 아냐"

정부는 확산세를 제어하기 위한 백신 추가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접종을 먼저 진행했던 고령층의 추가접종을 통해 감염률과 치명률을 낮추고, 18~49세의 접종기간 단축으로 전파를 막겠단 것이다.

백신 추가접종 효과에 관한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가 먼저 확산한 해외에서 활발하다. HSA는 추가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최대 7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해당 연구에서 25주 전에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예방 효과는 델타 변이 40%, 오미크론 변이 10% 미만에 그쳤고,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각각 60%, 40%의 예방 효과를 냈다.

또한, 이스라엘 최대 의료관리기구 클라릿은 화이자 추가접종이 50대 이상 연령대의 사망률을 90%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추가접종 확대만으로는 감염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추가접종의 효과를 기다리는 사이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접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2주에서 1개월이 필요하다"면서 "오미크론 변이는 너무 빠르게 퍼지고, 증상이 약하더라도 고령층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감소에 성공한 싱가포르처럼 더욱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위증증과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에 추가접종을 해도 효과는 내년 1월에나 나타날 것"이라며 "병상 부족과 사망자 속출을 막기 위한 가장 시급한 결단은 강력한 거리두기인데 현재는 변죽만 울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일일 확진자가 이미 1만 명대에 진입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확진자가 갑자기 늘면서 검사 역량이 한계에 다다라 숨은 확진자들을 다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 교수는 "최근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추가접종은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년 초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폭증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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