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이대로 괜찮나中] 은행장도 인정한 종합검사…금융위 입김에 본질 퇴색

입력 2021-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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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전 원장 부임하며 종합검사 부활…금융위, "금융회사 수검 부담 완화" 이유로 또 제동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 방향(2015년 2월 10일) (금융감독원)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 방향(2015년 2월 10일) (금융감독원)

“비용을 내고 컨설팅을 받는데 종합검사로 경영 전반을 훑어주니깐 경영자 입장에서는 좋다.”(시중은행 前 A은행장), “은행장이어도 잘 모르는 내용이 있는데 이번 종합검사로 좋은 도움을 받았다.”(지방은행 前 B행장)

과거 일부 은행장은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의 순기능을 인정했다. 금융회사의 업무 전반과 재산 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검사(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내 정의)를 통해 회사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검사 대상인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종합검사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몇몇 최고경영자(CEO)가 종합검사를 검증의 수단으로 그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반면, 일부는 먼지털기식 조사라며 방식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합검사는 금감원장이 교체될 때마다 화두였다. 올해 8월 취임한 정은보 금감원장도 취임 직후 직접 지시한 것도 검사·제재태스크포스(TF) 구성이었다. 그리고 금감원장의 기조보다 금융위의 입김이 늘 거셌다.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지난 2015년 2월 종합검사를 2017년 이후 폐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2년 주기로 관행적으로 이뤄진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는 점진적으로 축소한 후 폐지하고 종합검사는 빈번한 금융사고 발생, 경영상태 취약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금융위에서 종합검사 폐지를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금융위를 맡았던 때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2018년 부임하면서 종합검사를 부활했지만 또 다시 금융위는 제동했다. 금감원은 종합검사를 받을 금융회사에 대한 평가지표를 만들었다. 취지는 금융회사의 수검 부담 완화였다. 수검 부담 완화로 △종합검사 전후 일정 기간 부문검사 미실시 △사전 요구자료 최소화 △과도한 검사기간 연장 금지 △신사업분야 지원 등에서 발생한 과실은 면책 또는 제재감경 등을 제시했다. 이 역시 금융위의 요청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출신인 정은보 금감원장은 검사·제재 TF를 운영 중이다. 그 과정에서 종합검사 폐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 원장은 종합검사 폐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검사를 완화하는 기조로 방향을 설정했다는 게 금감원 안팎의 시선이다.

전직 금융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해외 감독기구는 오히려 검사·제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금융사고를 왜 못 막았지, 왜 포착하지 못 했지’를 생각해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수검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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