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00%로 인하한 것과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재료는 이미 소진됐다며 앞으로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금통위는 이날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00%로 0.5%포인트 인하했고 총액한도대출 금리 역시 연 1.25%로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한은이 무엇보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가파른 국내 실물경제 조정과 계속된 물가 하락세로 금리인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이미 예견했던 상황이므로 금리 인하 재료가 앞으로 주식시장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인하 폭이 시장 컨센서스에 대체로 부합한는 모습을 나타냄에 따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도 금리 인하 기조가 정착했고 금리 인하 발표에도 글로벌 증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증시를 살펴보더라도 금리 인하 재료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대부분 주식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국내증시는 현재 금리인하에 임팩트를 받는 상황이 아닌 미 구제금융 법안과 같은 금융위기 해결방안에 더 이목이 쏠려 있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금통위 결과와 주식시장의 상관 관계를 살펴봤을 때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대로 단행된 때인 1월(50bp인하)의 경우와 예상보다 크게 추가 인하됐던 작년 12월(100bp인하)를 비교했을 때 예상치에 부합한 1월의 경우 주식시장에 미치는 금리 인하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 수익률 부문에서도 금리인하 당일 수익률과 누적수익률 역시 예상보다 금리 인하폭이 컸던 12월에는 건설, 금융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예상치 수준을 기록했던 1월에는 되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다시 말해, 주식시장에 금리인하 효과는 점차 소멸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금통위 이벤트가 채권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달리 금리인하 기조가 추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 시점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도 "통상 금리인하 발표에 발맞춰 국내 주식시장은 그동안 은행, 건설 업종 등의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주가 반등세를 연출해왔지만 현 상황은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과 실적악화 우려로 인해 금리인하 이벤트가 주식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재료는 주식시장에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영되는 재료라는 점에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금리인하 및 인하 폭까지도 이미 알려진 소식이었던 만큼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을 통해 금리인하에 따른 지수 반등 가능성 여부보다 경기 저점이 언제쯤인지를 가늠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