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판촉 달력은 잊어라...‘희귀템’ 명품 달력의 세계

입력 2021-12-16 16:53 수정 2021-12-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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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연말만 되면 각광 받는 굿즈가 있다. 바로 달력이다.

달력의 사전적 의미는 1년 가운데 달, 날, 요일, 이십사절기, 행사일 등을 기록해 놓은 것을 뜻한다. 벽걸이나 탁상형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실내 장식 등 미적 기능이나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다.

다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일반화하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달력 역할을 대체해 달력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줄었다.

그럼에도 갈수록 몸값이 높아지는 달력들이 있다. 오랜 전통과 품격으로 소장 가치를 높이는 ‘명품 달력’,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등장하는 ‘어드벤트 캘린더’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제공 = 피렐리) 2022년 피렐리 캘린더 모델로 참여한 가수 그라임스
▲(사진제공 = 피렐리) 2022년 피렐리 캘린더 모델로 참여한 가수 그라임스

◇“오직 VIP에게만”...마니아 거느린 피렐리 달력

가장 대표적인 ‘명품 달력’은 ‘The Cal’이라고도 불리는 피렐리(PIRELLI) 달력이다.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인 피렐리가 1964년부터 매해 제작하는 이 달력은 한정 수량으로 찍어내 중요 고객에게만 선물한다. 매년 세계적인 사진작가와 모델이 참여하며, 특정 주제를 담아 제작된다. 희소성뿐만 아니라 퀄리티도 높아 달력이라기보다 작품에 가깝다는 평가다.

2018년 달력은 ‘흑인’을 주제로 해 등장 모델을 모두 흑인으로 채워 화제가 됐고, 2020년 달력에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엠마 왓슨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참여했다. 2021년 달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작이 취소됐다. 대신 회사는 10만 유로(약 1억3500만 원)를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 기금으로 기부했다.

피렐리는 올해 달력 제작을 재개했다. 창사 15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는 2022년 달력은 브라이언 애덤스가 촬영에 나섰다. 캐나다 출신인 애덤스는 가수가 본업이지만 사진작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인물 사진이 있다.

애덤스는 ‘On The Road(길 위에서)’라는 제목으로 2022년 캘린더를 장식한다. 가수인 그는 공연 전과 리허설, 콘서트 중 맞는 휴식, 투어와 투어 사이의 긴 여정, 호텔 객실 등에서 음악가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담아냈다. 모델로는 셰어, 그라임스, 제니퍼 허드슨, 노르마니, 리타 오라, 보한 피닉스, 이기 팝, 사위티, 세인트 빈센트, 칼리 우지츠가 참여했다. 브라이언 애덤스 본인도 모델로 출연한다.

▲(사진제공 = 조르지오 아르마니)
▲(사진제공 = 조르지오 아르마니)
◇매일 언박싱 하는 기분...취향 저격 ‘어드벤트 캘린더’

몇 해 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드벤트 캘린더’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업계에서 프로모션 차원의 달력들을 선보이고 있다.

‘어드벤트(Advent)’는 크리스마스 전의 4주간 지켜지는 절기인 ‘강림절’을 뜻한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하루하루 달력을 뜯거나 날짜가 적힌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 선물을 꺼내 볼 수 있도록 제작된다. 12월 한 달간 매일 매일 언박싱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대부분 디자인도 화려해 각광받고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서구권에서는 연말 선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이나 쥬얼리, 캐릭터 굿즈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간식·장난감, 차(茶), 초콜릿, 꿀, 음악 재생목록, 핫소스, 와인, 식물 등 다양한 상품들이 들어있는 어드벤트 캘린더가 매년 출시된다.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올해 낙서 예술가 고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과 컬래버레이션 한 어드벤트 캘린더를 여러 종 출시했다. 가격은 15만 달러(약 1억7758만 원)로 올해 ‘가장 비싼 달력’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사진제공 = 샤넬)
▲(사진제공 = 샤넬)
잘못 제작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샤넬은 올해 ‘2021 샤넬 홀리데이’라는 이름으로 100만 원 상당의 어드벤트 캘린더를 출시했다. ‘샤넬 넘버 5’ 출시 100주년을 맞아 향수병 모양의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구성 제품들이 어드벤트 캘린더 가격에 걸맞지 않아 거품 논란을 빚기도 했다.

▲(레고 온라인 쇼핑몰 캡처)
▲(레고 온라인 쇼핑몰 캡처)
◇동심 잡는 어드벤트 캘린더

어린이 고객이나 키덜트들을 위한 어드벤트 캘린더도 있다. 세계적인 완구업체 레고는 매년 어드벤트 캘린더를 판매한다. 올해는 해리포터, 스타워즈,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주제로 제작됐다. 날짜마다 레고 조립에 쓰이는 블록이나 소품 등이 담겨있다. 가격은 인터넷 쇼핑몰 기준 4만~5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캐릭터 산업 최강자 월트디즈니도 매년 어드벤트 캘린더를 발매한다. 디즈니 속 캐릭터가 다양한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날짜마다 초콜릿과 스티커 등 굿즈가 들어있거나 디즈니 프린세스, 혹은 마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미니 스토리북이 든 캘린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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