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車 노조 핵심 요구 살펴보니…사 측 '대략 난감'

입력 2021-12-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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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12-19 11: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노조, 총 고용 보장ㆍ정년 연장 요구…"고용 불안 이해하지만, 변화 동참해야 미래 있어"

▲전국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기아, 한국지엠(GM) 등 완성차 3사 노조가 3월 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 수령과 연계해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각 사 노조)
▲전국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기아, 한국지엠(GM) 등 완성차 3사 노조가 3월 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 수령과 연계해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각 사 노조)

자동차 업계 노동조합에 새로 들어설 집행부는 강경한 성향만큼 과감한 공약을 내세웠다. 고용 안정이나 정년 연장처럼 사 측의 막대한 고정비 인상이 뒤따르는 내용, 전기차 물량 배정 등 전사 차원의 협의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 주를 이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지부를 이끌 새 집행부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공약을 다수 내걸었다. 대표적으로 △비정규직 포함 총 고용 보장 △정년퇴직 인원수에 비례한 신입사원 모집 △다 차종 물류 자동화 시스템 철폐 △해외공장 관련 노조 개입력 강화와 노조의 경영 참여 등이다. 모두가 생산성을 낮추거나 회사의 고유 권한에 개입하는 내용이다.

정년 연장도 또 다른 주요 공약이다. 현대차와 한국지엠(GM) 노조는 국민연금과 연계한 단계적 정년연장을 다시 공약으로 꺼내 들었다.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다’라는 현행법 조항을 출생연도에 따라 차별화하겠다는 주장이다. 지금도 ‘시니어 촉탁직’처럼 정년 이후에 계약직으로 일하며 고용을 이어갈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한계가 분명해 법제화로 개선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대차 노조는 그 대신 61세 이후부터 매년 임금을 60세 기준 10%씩 줄이는 대안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울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울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완성차 업계는 난색을 보인다. 노조 주장을 받아들이면 전동화 전환으로 생산직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부품 수가 적고, 생산 공정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전체 생산설비가 전기차에 맞춰 교체되면 생산직 일자리는 현재 대비 30~4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는 생산성 향상과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로 고용을 줄여나가며 전동화에 대응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노조 요구를 따르면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다. 특히,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연령대의 조합원을 최대 5년 더 고용하면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업계가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이유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 유럽과 달리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라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적인 인원 감소로 전동화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라며 “정년을 연장하면 전동화 전환에 큰 차질이 생기고, 회사의 지속 가능성도 사라진다. 회사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이라 강조했다.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가운데)을 비롯한 집행부가 지난해 11월 선거구별 공청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가운데)을 비롯한 집행부가 지난해 11월 선거구별 공청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전기차 신차 또는 핵심 부품 물량을 배정하라는 요구도 노조 공약에 포함됐다. 특히, 생산 공장의 지속 가능성을 염려하는 한국지엠 노조는 전기차 신차 물량을 배정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김준오 한국지엠 노조 지부장 당선자는 “GM이 생산을 계획 중인 전기차 4종 정도를 한국지엠에 배정하도록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며 “한국지엠은 너무 저평가돼 있다. 높은 품질력과 생산성을 글로벌 GM에 분명하게 전달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신차 물량 배정은 한국 사업장이 관여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미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도 지난달 국내 미디어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다”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노조가 전기차 물량 배정을 요구하기 이전에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에 협조해 한국지엠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은 ‘한국지엠의 구조조정과 고용대책’ 보고서를 통해 “노조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환배치, 품질개선, 공정개선 등 다양한 노력에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용안정을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느끼는 건 이해한다”라면서도 “노조가 이를 이유로 현상 유지에만 집중하는 건 해답이 아니다. 교육과 재배치 등을 받아들이고 노조 역시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회사의 미래도 일자리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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