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면등교 중단…학부모들 “오락가락” 분통

입력 2021-1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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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초·중·고교가 20일부터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한다. 지난달 22일 전면등교에 돌입한 지 4주 만에 정부의 방침이 번복되는 '오락가락' 정책으로 학부모들 사이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교육 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학교에서 전면등교를 중단하는 등 수정된 학사일정을 진행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학교에 가며 3∼6학년은 4분의 3 등교로 밀집도가 6분의 5로 조정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2가 등교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밀집도 제한 기준이 교육부가 제시한 6분의 5보다 강화된 3분의 2가 유지된다. 초1·2학년이 매일 등교하면 3∼6학년은 절반만 등교가 가능해 하루 2개 학년은 원격 수업을 하게 된다.

경기도는 교육부 방침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학교별로 3분의 1만 등교하거나 전면등교도 가능하도록 했다. 학교 사정에 따라 초등학교의 경우 1ㆍ2학년만 등교하거나 6개 학년 모두 등교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수업일수 등이 충족하면 학교장 재량에 따라 겨울방학을 앞당겨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비수도권은 코로나19 확산 상태에 따라 확산세가 심한 지역은 선제적으로 밀집도를 제한했다. 일부 지역은 조기 겨울방학을 실시했다. 확산이 비교적 덜한 지역은 과밀·과대학교를 제외하고 전면등교를 유지했다.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전면 등교가 다시 멈추자 학부모들은 원격 수업에 대한 부담과 불안감을 호소했다.

특히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은 갑작스러운 등교 중단에 난감한 모습이다. 서울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김미정(46ㆍ가명) 씨는 "코로나19 확산에도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이 전면등교 방침에 변함 없다고 계속 얘기한 만큼 겨울방학 때까지 정상수업을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원격 수업을 하게 돼 당황스럽다"며 "당장 아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학교는 교내 캠프 등 겨울방학 프로그램도 취소하고 있다. 겨울철이 바이러스 확산에 유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올겨울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꺾인다고 볼 수 없어 내년에도 정상등교가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경기도에 사는 최순일(47ㆍ가명) 씨는 "벌써부터 걱정이 가득하다"며 "상황에 쫓겨 등교 인원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임시방편이 아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돌봄 등을 운영할 수 있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애초 전면등교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4주간 하루 평균 학생 확진자는 △11월18~24일 456.6명 △11월25∼12월1일 563.6명 △12월2∼8일 800.7명 △12월9~15일 869.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학생 일 평균 확진자는 전면등교가 시작된 지난달 22일 당시(456.6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에 두 명의 초등학생 학부모 이시정(47ㆍ가명) 씨는 "확진되는 학생들이 많아져 불안하다"며 "위드 코로나를 하더라도 백신을 맞지 못하는 학생들의 전면등교 방침은 신중하게 세웠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같은 반이 아니면 확진자가 나와도 정상 수업을 하는 바람에 불안감이 매우 컸다"면서 "대책도 없이 안일하게 학교 행정을 한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다른 학부모는 “오락가락 등교 정책으로 아이들의 면학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애초에 겨울방학을 한달 정도 앞두고 전면등교를 한 교육 당국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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