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IPO, 사상 최대 자금조달 기록 세웠지만…내년 역풍 직면

입력 2021-12-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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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금조달액 1900억 달러...전년 대비 31% 증가
중국 기업 규제·미국 등 주요국 금리 정상화가 변수
“한국·인도 기업이 중국 공백 메울 수도”

아시아 기업들이 올해 기업공개(IPO)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조달 기록을 세웠지만, 전문가들의 내년 전망은 다소 어둡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과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탓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아시아 기업의 IPO 자금조달액은 1900억 달러(약 225조 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규모로, 이미 사상 최대 기록도 경신했다.

하지만 모멘텀은 최근 몇 달 새 약해졌다. 우선 중국 정부가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요 IPO 거래가 보류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중국은 올해 알리바바그룹과 디디추싱 등 많은 자국 IT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을뿐더러 이들이 과거 해외증시 우회 상장에 활용했던 변동지분실체(VIE)를 통한 상장도 금지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VIE 활용을 통한 상장을 막는다면 사실상 해외 IPO는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미국에 상장했던 일부 중국 기업들이 상장을 무르고 상하이나 홍콩거래소로 귀향할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IPO 전망이 어두운 또 다른 이유로는 미국 등 주요국들이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기술 기업의 가치 평가를 낮추고 미국발 긴축 통화정책이 유휴 현금의 흐름을 감소시켜 내년 IPO 시장이 올해보다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윌리엄 스마일리 아시아 시장 공동 대표는 “내년 시장은 더 정상적인 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해 내놓았던 재정과 통화 정책의 철회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과 함께 주식을 비롯한 위험 자산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내년 IPO 시장에서 부진할 경우 한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기업들이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매체는 “청정에너지에서 금융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한때 산업을 지배했던 중국 기술기업의 공백을 한국과 인도 등이 메우는 등 IPO 환경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며 “이는 IPO 파이프라인을 지리적으로 더 균형 있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기업의 IPO 조달 금액은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의 매그너스 앤더슨 아시아태평양 자본시장 대표는 “새해에는 더 다양한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와 인터넷, 기술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금융업도 내년 상장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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