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임선대위원장”-“난 尹 말만 듣는다”…이준석·조수진 고성 설전

입력 2021-12-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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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다시 쓰는 K-탄소중립' 세미나에서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다시 쓰는 K-탄소중립' 세미나에서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바람 잘 날이 없다. 배우자 학력 부풀리기 논란으로 비상에 걸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가 이번엔 내부 갈등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20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정면 충돌한 것. 두 사람은 당 중앙선대위에서 각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보단장(공동선대부위원장 겸임)을 맡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선 문밖으로 들릴 정도로 고성이 오갔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고성은 이 대표와 조 의원이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조 의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날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이를 정리하라”고 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왜 내가 대표 말을 들어야 하느냐.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책상을 손으로 때린 뒤 회의장을 떠났다고 한다. 선대위 내부 직제상으로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는 조 단장의 상급자다. 당 중앙선대위 조직도상 상임선대위원장 아래 공동선대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선대위 업무 지시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서, 선대위 운영 체계상 바로잡고자 좀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본인이 맡은 업무하는 걸 지시했는데, (조 단장이) ‘상임선대위원장 말 들을 필요가 없다’고 공개 발언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상황의 엄중함을 알았으면 자기 직무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단장은 “오늘 일어난 일은 모든 게 제 탓”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그간 해묵은 갈등이 표출된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전당대회를 통해 각각 당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는데, 그간 각종 현안을 두고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6일 선대위 출범 이후엔 조 단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판 카드뉴스 게시물에 이 대표가 “카드뉴스 이래서 안 만든다고 한 건데”란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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