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파·러시아 ‘몽니’에 에너지 대란 심화 초비상…프랑스, 원전 재가동 촉구

입력 2021-12-20 15:31 수정 2021-12-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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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천연가스 가격 올해 약 600% 폭등
프랑스·독일, 전력 공급 가격 ‘고공행진’
프랑스 원전 4분의 1 가동 중단

▲독일 에너지 회사 RWE 직원들이 무어스의 한 송전탑 수리를 하고 있다. 무어스/AP뉴시스
▲독일 에너지 회사 RWE 직원들이 무어스의 한 송전탑 수리를 하고 있다. 무어스/AP뉴시스
유럽이 이번 주 예고된 한파를 앞두고 에너지난이 한층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어졌던 에너지 가격 오름세가 한파와 러시아의 ‘몽니’로 한층 더 가팔라지면서 유럽 경제가 받는 부담도 한층 커지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전력거래소(EPEX Spot)에서 프랑스의 익일 공급분 전기는 메가와트시당 382.08유로(약 51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이후 12년 만의 최고가 기록이다. 같은 거래소에서 독일의 익일 공급분 전기 역시 331.37유로로 역대 3위 가격을 기록했다. 이베리아전력거래소(OMIE)의 스페인의 전력 도매가격도 339.84유로(약 45만3000원)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썼다.

선물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선물시장에서 프랑스의 1월분 전기 가격은 590.00유로에, 2월분 전기 가격이 648.13유로에 거래됐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지금보다 전기 요금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날 익일 공급분 전기 가격이 오른 배경에는 한파 예보가 꼽힌다. 당장 이번 주 초부터 유럽 주요 국가의 날씨가 예년 평균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예보가 나오자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프랑스는 풍속 감속으로 풍력 발전에 영향을 받는 데다가 원자력발전소 가동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자체 전력망 상황이 불안정한 상태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유지보수를 이유로 19일 정오부터 슈즈1 원자로의 운영을 내년 1월 23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EDF의 56개 원자로 중 4분의 1 이상이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도 위기 고조시켜

설상가상으로 유럽 천연가스 공급에 있어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가 정치적 갈등으로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는 신호 보내고 있다는 점도 에너지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지정학적 갈등이 악화할 경우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대란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에만 600% 가까이 폭등한 상태다.

인플레 압박·대규모 정전사태 직면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만큼 유럽 경제가 받는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철에 유럽이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유럽에 한파가 불어닥치는 경우, 정전까지 경험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정전이 발생하면 전기생산업체들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천연가스를 사용해야 하는 데, 러시아가 공급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 가스 저장소 내 비축량은 최대 용량의 60% 수준이며 이는 올해 들어 최저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랑스에서는 내년 1월 중순 재가동 예정이던 원전 가동을 앞당길 것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르바라 퐁필리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은 직접 EDF에 원전 재가동을 서둘러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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