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發 '양도세·재산세 완화' 내홍…결국 공약(空約)되나

입력 2021-12-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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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제안에 당 지도부 즉각 움직였지만
당정청 일제히 반대…야당 비판
여당 "독주 부담 단독처리 못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악화한 부동산 민심에 승부수를 띄우려 세금 완화를 내걸었다. 당정 협의까지 열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야당과 기획재정부는 물론 당내와 청와대까지 공개 반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결국 이 후보는 대선 공약(公約)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후보는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국토보유세를 제안하며 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과세 강화 기조를 보였다. 이후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로 매물 잠김을 풀겠다는 기류로 바뀌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주장했다. 연말이 다가오자 공시지가 조정 필요성을 제기, 연동된 재산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를 주장했다. 이처럼 점차 넓어지는 이 후보의 부동산세 완화 범위에 따라 당 지도부는 즉각 반응했다. 박완주 정책위 의장은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당정 협의를 공개 예고했고, 공시가 관련해서는 20일 당정 협의를 가졌다.

대선후보 제안에 당이 기민하게 움직인 것 같지만, 정작 성과는 전무한 상태다. 양도세 중과 유예는 당정 협의조차 열리지 않았는데, 청와대와 정부가 공개 반대하고 있다. 공시가는 당정 협의에서 공공연히 이야기되던 현실화 유예는 좌초되고, 중구난방으로 여러 방안만 거론된 채 아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와 올해 공시가를 내년에도 적용해 보유세를 동결하는 안 모두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다. 야당이 ‘감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당의 절대다수 지지가 필요한데, 청와대와 당내 반발로 협조를 구하지 못해 입법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본지 기자와 만나 “22일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는 나올 텐데, 대통령부터 반대하니 격론만 벌이다 끝날 공산이 크다”며 “이처럼 당내부터 합심이 안 되는 데다 야당도 이재명 공약이라고 협조 안 할 텐데, 선거철이라 독주 프레임도 부담스러워 단독 처리도 할 수 없지 않나.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21일 이 후보와 그를 뒷받침하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드리고 저희가 입법도 시도하지만, 솔직히 서로 동의가 안 되면 몇 달 뒤 선거가 끝난 후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송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을 거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견을 좁히려 한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특위를 통한 당내 논의는 이어가면서 이행 시점은 대선 후로 넘겨 사실상 공약화하는 안이 유력하다. 실제로 공시가 관련 입법의 경우 재산세 부과 시점인 내년 7월 전 법안 통과를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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