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해운 데이터 접근 확대…미·중 갈등 ‘새 불씨’ 조짐

입력 2021-12-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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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진크, ‘제2의 화웨이’로 번질 수도 우려
45만 명 이상 항만 사용자, 각국 항구 정보 포함

▲지난 2일 새 한마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 근처에서 날아가고 있다. LA/AFP연합뉴스
▲지난 2일 새 한마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 근처에서 날아가고 있다. LA/AFP연합뉴스
중국이 전 세계 해운 데이터를 장악하면서 미국이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해운 데이터를 상업적, 전략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제2의 화웨이’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소식을 인용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항만 체선에 따라 공급망에 혼선이 생기면서 해운 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중국물류정보시스템(로진크·LOGINK)’이라 부르는 화물 데이터 시스템으로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공식적인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45만 명 이상에 이르는 국내외 항만 사용자들의 정보, 각국에 있는 항구 정보도 포함한다. 2007년 개발된 후 중국 교통부가 감독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기항하지 않는 화물도 세계로 퍼진 중국 물류 네트워크를 통과하면서 데이터로 구축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항구를 통과하는 화물을 추적하는 고급 데이터 시스템도 포함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WSJ에 “중국 정부가 물류 관련 정보 흐름을 살피면서 세계 무역거래에서 다른 나라가 모르는 정보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진크와 같이 중국이 화물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면서 미국 정부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마이클 웨슬 미·중 경제안전위원회 위원은 로진크를 두고 “해운 데이터를 보유할 경우, 국가 안보, 경제 성장에 엄청난 이점을 줄 수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도 공급망 재편성을 고심하고 있다. 전 세계 상업 항구를 통해 군사 장비를 보내고 있어서다. 로진크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동 항로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가 로진크에 대해 우려하는 건 중국 통신사 화웨이를 둘러싼 상황과 비슷하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 통신망을 이용해 기밀을 빼갈 수 있다고 판단해 강력하게 제재한 상태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달 새롭게 발효된 데이터수집법으로 인해 선박 위치에 대한 정보 접근이 줄어들자 전 세계 해운 정보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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