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다시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플러스로 돌아섰던 통화스왑금리와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는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통화스와프(CRS)의 마이너스는 국내은행과 외국계 은행이 원화와 달러화를 맞바꿀 경우 국내은행이 달러화에 대한 리보금리에 더해 원화 금리까지 얹어 주면서 달러화로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스와프 포인트의 마이너스 반전은 그만큼 국내은행의 달러 수요가 긴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 비해 한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라는 점은 현물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부족함을 뜻한다.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반등 조짐을 보인 점 또한 외환시장 불안 우려를 더했다.
또한 지난 10일 있었던 한국은행의 외환스왑 20억달러 경쟁입찰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인 41억9000만달러가 응찰했고 20억달러가 모두 낙찰됐다.
불과 1주일 전 실시된 20억달러 경쟁입찰에서는 39억달러가 응찰했으나 낙찰액이 13억달러에 불과했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불과 1주일 만에 외환시장 여건이 악화됐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돌아가고 있는 주변 여건을 돌이켜 볼 때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 방향성이 아래로 향하기보다 위로 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무역수지 악화, 그리고 외국인 보유채권의 오는 3월과 6월의 만기 집중 등 환율 하락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도 "은행부문의 외채 상환 압력이 여전하고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배당금 지급 시즌이 도래하는 등 시기적으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달러화가 점차 고점과 종가를 높여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역외시장 참가자들이 계속해서 달러화를 매수하고 은행권과 수입업체도 추격 매수에 나서며 환율 상승을 부재칠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따라서 외환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실개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지난해 강한 개입이 되려 역효과를 가져온 만큼 수위 조절에 나서며 환율 반등 탄력을 떨어뜨리는 수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구두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달러화 강세 및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으로 환율의 하락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수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