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 6000억 분양수익
수분양자, 최소 2.6조 시세차익
"고소득층에만 로또 분양 기회
청약과열·투기광풍 불러올 것"
‘용산정비창 개발 사업’ 이익이 6조2000억 원에 달한다며 제2의 대장동 사태가 되지 않도록 100% 공영개발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국공유지와 공공택지는 공영개발을 원칙으로, 민간사업자와 분양받는 사람들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사유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여 개 주거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용산정비창 비대위)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지난해 1만 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한 용산정비창 부지의 개발이익이 6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임하던 2007년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국제업무지구로 개발을 추진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무산됐던 곳이다.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가 이 지역에 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서울시는 조만간 해당 부지 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용산정비창 비대위와 참여연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용산정비창에서 공급할 주택 1만 가구 중 6000가구(면적 9.9만㎡·전체면적 51만㎡)를 민간사업자가 일반분양하면 토지 소유주인 코레일이 3조6000억 원의 택지매각 이익을, 민간사업자가 6000억 원의 분양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다.
또 6000가구의 개인 수분양자가 최소 2조6000억 원의 시세차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3.3㎡당 분양가는 약 3672만 원이고, 인근 주택 실거래 가격이 3.3㎡당 약 5000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계산한 수치다. 전용면적 66㎡형은 가구당 2억6000만 원, 전용 82.5㎡형은 가구당 3억3000만 원, 전용 99㎡형은 가구당 4억4000만 원의 이익을 얻어 이른바 '로또 분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재만 교수(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는 “고가 분양주택 구매가 가능한 소수 고소득층에게만 ‘로또 분양’ 기회가 돌아갈 것이고, 로또 분양을 받게 된 수분양자는 시세 차익을 얻어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청약 과열 현상과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용산정비창 비대위는 △용산정비창 100% 공영개발 △용산정비창 및 광명 시흥 신도시의 공영개발지구 지정을 위한 주택법 개정 △공공택지의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100%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을 통해 서울 도심 중심지인 용산 정비창 부지를 일부만 혜택을 받는 ‘로또 주택’이 아닌 모두를 위한 100%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로 용산시민연대 간사는 “더는 투기꾼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부활해선 안 된다”며 “용산에 사는 많은 세입자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고가의 분양주택보다 모두를 위한 공공주택이 공급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 역시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의 중심부인데다가 5000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서울 도심 내 몇 남지 않은 국공유지”라며 “용산정비창에 공공주택을 100% 공급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주택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