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이재용 전무의 부인인 임세령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며“임씨는 이 전무를 상대로 위자료 10억원과 재산 분할, 1남1녀인 자녀 양육권 등을 요구하며 이혼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서울가정법원은 이 전무의 소송 건을 가사4부에 배당해 본격적인 심리절차에 착수했다.
◆ 불화가 이혼 사유(?)
이재용 전무는 일본에서 MBA를 마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를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던 임씨와 1997년 초 양가 어머니의 소개로 만났다.
중매였지만 이 전무는 미국 유학시절 가까이 지낸 유학생들에게 약혼녀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는 등 세령씨에게 쏟아 온 정이 예사롭지 않았다.
1998년 1월 약혼 발표 이후, 5개월 뒤인 1998년 6월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미풍'과 '미원'으로 조미료 전쟁을 벌였던 영남의 대표기업 삼성과 호남의 대표 기업 대상이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결혼과 함께 임씨는 사회생활보다는 줄곧 남편의 뒷바라지를 맡아 왔다.그는 대학을 휴학하고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남편을 따라 유학길에 올랐다.
특히 시아버지인 이건희 전 회장이 1999년 미국에서 암 치료를 받을 때 지극 정성으로 간호를 해 시부모의 사랑이 각별하다고 알려졌다. 유학중 2000년 1월 장남을 얻었고, 이듬해에 귀국해 시부모와 함께 살면서 딸을 낳았다.
임씨는 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등 육아에 전념했을 뿐 별다른 사회활동은 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이들 부부는 여타 일부 재벌들과 달리 사생활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도 없는데다, 외부에는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을 비춰졌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이혼 소송에 대해 재계에서는 그리 '놀랍다'는 반응이 아니다. 두 사람의 불화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오래 전부터 별거 상태였다는 것이다.
올해 초 일부에서는 임세령씨가 자녀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일부에서는 이재용 전무의 복잡한 사생활에 임씨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소송을 제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이 전무와 관련된 여러 좋지 않은 소문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부부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반면,다른 재계 관계자는“이 전무만 좋지 않은 소문들이 있던 것은 아니다”며“이 전무의 사생활에 참다못한 임씨도 어느 시기 이후 여러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회자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이혼소장을 낸 것은 사실이다”면서“그러나 이 전무의 이혼 사유는 개인적인 일로 정확한 내막은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역대 재산 분할 최대 이혼 소송될 듯
임세령씨는 이번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전무에 대해 재산 분할도 요청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이혼 위자료 10억원에 재산분할 청구금액이 5000억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끝내 이혼할 경우, 이 전무는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임세령씨에게 넘겨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전무의 재산은 지난해 9월 초 기준으로 주식 보유 평가액이 1조200억원 안팎이었다. 이를 절반씩 나눌 경우 5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보통 재산 분할은 부부가 결혼한 이후 늘어난 부분에만 해당되며, 이 전무가 지난 1998년 결혼할 당시엔 재산 승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이혼소송에 따른 재산 분할액이 상상을 초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전무가 이혼 결정에 따라 보유 주식을 임세령씨에게 넘겨줄 경우엔,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 84만여주(지분율 0.57%, 시가 약 4300억원)와 비상장사로 삼성 순환출자구조의 한 축(軸)을 이루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62만7390주(25.10%), 삼성SDS 514만6700주(9.14%)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재용 전무는 현재 미국 애플과 AT&T 등 주요 거래선과 만나기 위해 출국한 상태다.
삼성측은 "주요 거래처이자 이번 대회 스폰서인 AT&T가 오래 전부터 대회 참가를 권유해 이번 대회에 처음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작년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논란에 휘말려 최고고객책임자(CCO) 역할을 사임한 뒤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인도 등 해외 사업장을 돌면서 경영수업을 쌓아 왔다. 그 동안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앨 고어 전 부통령 등을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