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두 얼굴...전파 속도 무섭지만 입원율은 낮아

입력 2021-12-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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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이어 영국 연구팀도 “오미크론 입원 위험 델타보다 낮아”
미국 오미크론 감염 50개 주 전역으로 번져
영국 신규 확진자 10만 명 돌파

▲미국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22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애틀랜타/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22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애틀랜타/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무서운 기세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반면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이 델타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확산세는 가파르지만 입원 위험은 낮은 오미크론의 ‘두 얼굴’에 경계와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중증화와 입원 위험이 델타보다 덜하다는 연구가 잇따라 발표됐다. 영국 에딘버러대학 연구팀은 이날 온라인을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델타보다 3분의 2 낮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스코틀랜드의 사례를 토대로 한 것으로, 11월1일~12월9일 오미크론 감염 2만3840건과 델타 감염 12만5611건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은 15건이었던 반면 델타 감염자의 입원은 856건에 달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구조생물학교수 겸 로잘린드 프랭클린 연구소장인 제임스 나이스미스는 “(연구 대상이) 비록 적은 수지만 좋은 소식”이라며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한 젊은 사람들의 오미크론 감염 후 입원율이 델타 대비 3분의 2 감소한다는 것은 오미크론 증상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분의 2 감소는 상당한 수치지만 두 차례 백신을 맞은 사람도 중증화로 악화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감염자가 며칠 새 두 배로 느는 일이 지속되면 델타보다 더 많은 입원자가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이 오미크론에 재감염될 확률이 델타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스터샷을 맞으면 2차 접종 후 25주가 지난 사람에 비해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57% 줄었다.

전날에는 남아공 사례를 토대로 한 연구 논문이 medrxiv.org에 게재됐다. 논문은 오미크론 감염환자의 입원 확률이 델타에 비해 80% 낮다고 밝혔다. 다만 입원한 환자의 중증화 위험은 델타와 차이가 없었다.

해당 연구는 위트워터스란트대학교와 케이프타운대학교, 국립전염병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10월1일~12월6일 사이에 발생한 코로나 환자 16만1328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자 가운데 2.5%가 입원한 반면 델타 감염자의 입원율은 12.8%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초기 데이터로 전염병 전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연구 결과 모두 잠정적인 것으로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빌 게이츠 “미국, 지금 최악의 국면…심각하게 받아들여야”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덜 심각하다는 잇단 연구 결과에도 경계심을 늦추기는 어렵다. 오미크론이 무서운 기세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마지막 청정지역이었던 사우스다코타주까지 오미크론 감염이 보고됐다. 이로써 미국 50개 모든 주와 워싱턴 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오미크론이 발견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2일 만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부 지역의 경우 신규 감염자 중 오미크론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9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의 빠른 속도에 맞물려 코로니19 신규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주일 단위 코로나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가 15만 명을 넘었다. NYT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15만4555명을 기록했다. 이는 2주 전과 비교해 27%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는 13% 증가한 6만9209명이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미국이 지금 최악의 국면에 직면했다”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도 비상이다. 이날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가 10만6122명으로 17일(9만3천45명)의 최대 기록을 5일 만에 경신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전날보다 1만3581명 늘어난 7만4089명으로 확인됐다.

웨일스는 식당, 펍, 극장에 인원을 제한하고 공공장소 거리두기도 재도입했다.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도 방역 규제를 강화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성탄절 이전 추가 방역 조치는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 심각성을 고려해 지역들이 자체적으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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