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택·땅 공시가격 급등, 속도 늦춰야 한다

입력 2021-1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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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전국 표준단독주택 24만 가구의 공시가격(안)이 7.36% 올랐다. 작년(6.80%)보다 상승폭이 크고, 서울이 10.56%로 가장 많이 인상됐다. 표준지 54만 필지의 공시지가도 10.16% 높아졌다. 작년(10.35%)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나올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도 20%대 급등이 예상된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시세에 맞춘 공시가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계속 인상하겠다는 정부 로드맵의 결과다. 표준지 공시가 현실화율은 올해 68.4%에서 내년 71.4%로, 표준주택의 경우 55.8%에서 57.9%로 높아진다.

부동산 공시가를 바탕으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매겨진다. 공시가가 높아지면 세금도 늘어난다. 공시가는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책정, 기초연금 등 복지 수급, 각종 부담금 산정의 기준으로, 적용되는 행정목적만 60개를 넘는다. 민생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공시가 현실화율을 높이는 방향이 옳다는 점에 이론은 없다. 그러나 공시가가 한꺼번에 급격히 오르면서 세금이 급증하고 조세저항을 불러오고 있는 게 문제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공시가가 매년 두 자릿수로 인상됐다. 집값이 폭등하고 세금 기준까지 높아졌다. 손에 쥐는 실현이익이 생긴 것도 아닌데 내야 하는 세부담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고 있다. 수용가능한 정책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집값이 떨어져도 공시가가 오르고 과세기준도 높아져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요구로, 정부·여당이 내년 보유세 산정에 올해 공시가를 적용하는 방안을 긴급히 강구키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내년 3월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공시가를 내년 재산세 과세표준으로 삼고, 고령자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는 등의 대책이다.

그러나 이 또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악화한 민심을 우선 달래고 보자는 식의 꼼수이자 미봉책이다. 내년 보유세가 올해 수준에서 동결된다 해도 일시적이다. 이미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뒤의 다음해는 어떻게 할 건가. 다시 과세표준 상향으로 재산세와 종부세의 세금폭탄이 불 보듯 뻔하다.

근본적으로 보유세 제도의 전면 수술이 필요하고, 당장에는 공시가 현실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공시가 과속 인상의 부작용과 문제점은 그동안 수도 없이 지적돼 왔다. 지나친 보유세 부과로 1주택 중산층, 달리 소득이 없는 은퇴생활자들이 불만을 호소한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무리 의도와 방향이 바람직해도 국민의 세금부담만 늘리고 고통을 키우는 정책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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