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채권 승자는 신흥시장…긴축발작 방패 될까

입력 2021-12-27 14:37 수정 2021-12-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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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중국·인니 등 신흥국 국채 투자수익률 상위권 휩쓸어
올해 금리 인상한 국가들은 부진
전문가들, 금리정상화 본격화하는 내년도 강세 유지 전망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달 30일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달 30일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던 곳은 신흥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이 긴축 정책을 시작한 상황에서 이들이 긴축발작의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46개 채권시장 순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크로아티아 등 개발도상국 5곳의 국채 투자수익률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구체적으로는 남아공이 8.6%, 중국이 5.6%, 인도네시아 5.2%, 인도 2.7%, 크로아티아 1.0% 순이다. 2013년 이후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폭이 연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신흥시장 전체 국채 수익률은 올해 마이너스(-) 1.4%를 기록했지만,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긴축발작 당시의 -3.8%보다는 훨씬 양호한 성적이다. 이는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실시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글로벌 긴축발작을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장에 심어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영국 런던 소재 피니스테레캐피털의 데미안 부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남아공 등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여러 신흥국이 올해 많은 개선을 보였다”며 “우리는 여전히 이들 신흥국 채권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6일 “남아공이 재정 측면에서 강력한 성과와 예상보다 빠른 경제회복을 나타냈다”며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헝가리와 페루, 칠레 등은 큰 손실을 본 편에 속했는데, 이들 모두 올해 금리를 인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흥시장의 약진은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충격에 주춤거렸던 것을 고려하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블룸버그바클레이스채권지수는 올해 투자수익률이 -4.8%로 집계됐다. 현재로선 1999년 닷컴버블이 꺼지며 기록한 -5.2%의 수익률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처지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올해 채권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국가들이 유리한 흐름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HSBC의 안드레 데 실바 애널리스트는 “남아공 채권 시장은 가장 가파른 수익률 곡선을 갖고 있다”며 “통화 헤지 측면에서도 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어 추후 완만한 강세 기조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채권도 내년에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 BNP파리바의 샤팔리 사흐데브 아시아 채권 애널리스트는 “시중금리와 쿠폰(표면)금리 차이는 2022년 긴축 환경에서의 투자 결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투자자는 기존 채권의 듀레이션(원금회수 기간)을 연장하기보다 일부 신흥시장 채권에 투자하는 게 수익을 위해 우선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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