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실적악화에도 스포츠마케팅 왜 '올인'하나

입력 2009-02-13 16:27 수정 2009-02-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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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7.6% 급감, 사상최대 적자...불황 고려못한 스포츠마케팅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예상치를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냈지만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밀어 부치고 있다.

지난 12일 금호타이어는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빌딩 본관에서 기업설명회를 가지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361억6355만원으로 전년(1115억8852만원) 대비 67.6% 급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금호산업에서 분사된 이후 연간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적자를 낸 것이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역시 847억원 손실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원재료 상승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과 외부 시장 환경 악화와 환차손 등을 꼽았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마케팅은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그에 따라 해외법인들의 재고가 증가하는 등 실적이 최극단에 치닫고 있는 상황에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경기침체가 극에 달하던 지난해 9월 축구선수 이영표가 이적한 독일 분데스리가에 속해 있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후원 계약을 맺고 비즈니스 클럽 파트너로 참여키로 했다.

계약 기간은 2008/2009 시즌부터 1년간이며, 계약조건은 이 기간 동안 도르트문트 홈구장 내 전광판 및 기타 광고권 등을 가지고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금호타이어는 네덜란드 1부 리그에 속해 있는 아도 덴 헤이그 팀과도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7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잉글랜드의 축구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4년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맨유와 지난 2007/2008년 시즌부터 향후 4년간 공식 플래티넘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고 맨유에 연간 35억원, 총 140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자동차 업계와 부품업체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부도를 맡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활동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거기다 금호타이어는 미국과 유럽법인에 지난 4분기에만 약 500억원, 연간 800억원의 손익보전을 해줬다. 해외법인의 타이어 재고량이 급증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해외시장에 먼저 진출한 경쟁업체를 의식해 무분별하게 해외 브랜드 마케팅에 나선 것은 아닌가 점치고 있다.

실제 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은 "유럽 내 활발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은 오는 2015년 세계 5위 타이어회사로 성장한다는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의 일환"이라며 해외 시장 의욕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마케팅으로 인한 활동이 바로 매출과 연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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