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남극대륙에 육상루트 1740㎞ 개척…세계 7번째

입력 2021-12-28 10:54 수정 2021-12-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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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루트 선단. 설상차 9대, 캐러반 2세트, 유류탱크썰매 5대, 장비컨테이너썰매로 구성됐다. (사진제공=극지연구소)
▲K루트 선단. 설상차 9대, 캐러반 2세트, 유류탱크썰매 5대, 장비컨테이너썰매로 구성됐다. (사진제공=극지연구소)
우리나라가 남극에 1740㎞의 길을 냈다.

극지연구소는 남극대륙에서 총 길이 1740㎞의 K루트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K루트(코리안루트) 탐사대는 남극 현지시각 12월 19일 오후 1시 목표지점인 돔C 지역 프랑스-이탈리아 콘코르디아 기지에 도착했다. 앞서 11월 13일 장보고과학기지를 출발한 지 37일 만이다.

탐사대가 장보고과학기지로부터 콘코르디아 기지까지 개척한 육상루트는 1310㎞로 빙저호를 탐사하기 위해 추가 확보한 430㎞를 더하면 총 길이 1740㎞에 달한다. 빙저호는 수백~수천 미터 두께의 빙하 아래에 존재하는 호수로 오랜 기간 외부와 차단된 채 독특한 진화과정을 겪어 과학적 탐구가치가 높은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돔C 지역은 최고(最古) 100만 년 전의 빙하가 존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K루트 개척으로 우리나라는 남극내륙에 새로운 기지를 세우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으며 심부빙하 탐사, 천문관측 등 남극내륙 기반의 연구들도 가능해졌다.

▲K루트 1740㎞ 경로 (사진제공=극지연구소)
▲K루트 1740㎞ 경로 (사진제공=극지연구소)
남극대륙은 평균 해발고도가 2000m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륙으로 해안가에서 내륙으로 진입하려면 가파른 경사지를 지나야 하는데 빙하와 크레바스가 가로막고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남극 내륙 진출로를 확보한 나라는 6개국에 불과했다.

남극내륙에서 기지를 운영하고 연구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연구장비와 보급품 등을 운반할 수 있는 육상루트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운송량 제한 때문에 항공루트로는 한계가 있다.

K루트 탐사대는 빙저호 탐사지역에서 추가 탐사를 진행한 뒤 내년 1월 말 장보고기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탐사대는 2022~2023 시즌에도 추가 육상루트 개척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이번 K루트 개척으로 남극연구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남극연구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국내 학교와 연구기관, 산업계가 K루트를 통해 남극에 진출하고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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