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살아남은 개미가 되려면

입력 2022-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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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무 자본시장부 기자
▲안경무 자본시장부 기자

“회사의 장밋빛 투자제안에 속아 신주 1주당 10만3000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물적분할 상장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개인투자자인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투자자 A씨) “기관투자자들은 6월 유상증자 무렵 (분할 관련) 사전 공지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 몇 달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회사 가치 하락을 알고 있던 기관투자자 매도에 따른 결과다.” (투자자 B씨)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 코스맥스 개인투자자(개미)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자회사이자 중국 지주사인 코스맥스이스트 상장이 본격화하며 모회사인 코스맥스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이른바 '더블카운팅'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이 사례는 개미가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시장에서 정보 획득은 곧 수익을 의미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개인이 전업투자자인 기관과 외국인보다 어떤 상장사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꾸준히 획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이번 코스맥스의 경우 물적분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선 2019년부터 이 회사의 활동을 꾸준히 주시했어야 했다.

운 좋게 주시하고 있었더라도, 2019년 코스맥스이스트에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가 ‘4년 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조건을 붙였다는 것을 개미 투자자가 파악할 확률은 희박하다. 최근 상장 절차가 본격화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옴에도 코스맥스 측은 "SV인베스트먼트와 계약 세부 내용에 대해선 답변할 수 없다"고 함구한다. 개미가 정보 사실 유무를 확인할 방법은 현시점까지도 없다.

그렇다면 개인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까. 이른바 '단타' 투자자를 제외한다면 안타깝게도 '끊임없는 연구' 외엔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기업분석을 않고 투자하는 것은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보지 않는 것과 같다"고 했던 피터 린치가 월가의 전설이 된 것은 패배 확률을 최소로 줄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 사업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업황과 경쟁사를 평가하고, 부채비율과 현금성자산 등 기업 '펀더멘탈'에 대한 진단도 필요하다.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다. 이 모든 과정이 순탄하다해도 낙관은 금물이다. 주가는 높은 확률로 예상과 다르게 움직인다. 개미의 생존은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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