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이행 가처분 기각, 교보생명 IPO 탄력붙나?

입력 2021-12-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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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 "법원, 신 회장 의무위반 확인…후속 중재 불가피"

신창재<사진> 교보생명 회장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계약을 놓고 재무적 투자자(SI)들과 벌이고 있는 법적 다툼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기업공개(IPO)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다. 다만, 교보생명의 S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어피너티)은 추가 중재 절차 개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28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전날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어피너티가 제기한 풋옵션 계약 이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신 회장에 대한 가압류도 모두 취소했다.

지난 10월 어피너티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판정에서 주주 간 계약상 의무 위반이 확인됐다며 주주 간 계약이 이행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북부지법에 제기했으나 법원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교보생명은 "이번 판결로 신 회장과 법률법인 광장은 같은 사안에 대한 국제중재에 이어 또다시 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가처분 및 가압류 소송으로 인해 진행 여부가 불확실했던 교보생명 IPO(기업공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어피너티는 곧바로 입장을 발표했다. 어피너티는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신 회장의 의무 위반이 확인됐다고 부각하면서, 법원의 결정을 바탕으로 한 후속 중재 신청을 예고했다.

어피너티는 "법원은 투자자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며 "이 사안처럼 중재합의가 있는 경우 분쟁을 최종 해결할 권한이 있는 중재판정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자제하기 위해 가처분 필요성을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스스로 약속한 주주간 계약상 의무 이행을 거부하면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어 2차 중재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10년전 처음 시작됐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 2000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교보생명의 상장이 무산되자 어피너티측은 2018년 10~11월 풋옵션 조항을 근거로 신 회장이 주당 40만 9912원(총 2조 122억 원)에 지분을 되사라고 요구했다. 양측은 2년 6개월간의 국제중재소송을 벌였고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중재판정부는 지난 9월 “어피너티의 풋옵션 행사가격은 무효”라며 사실상 신 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어피너티가 이 사건을 국내로 가져와 법리 싸움을 이어가면서 3년 만에 상장을 재추진하는 교보생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검찰은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의 임직원 3명과 어피너티 측 임직원 2명에 대해 서로 공모해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를 부풀려 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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