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이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감에 주식시장 불안, 연말에 따른 은행 예대율관리 노력이 맞물린 때문이다. 금리인상과 은행 유동성관리 노력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29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ECOS)을 보면 10월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대비 16조7865억원 증가한 770조6058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 기준으로는 2018년 10월(+21조9699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이며, 잔액 기준으로는 2019년 11월(771조733억원) 이래 최고치다.
정기예금 잔액은 5월 기업공개(IPO) 공모주청약 후폭풍 등 영향에 10조96억원이 증가한 이래 6개월째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당시 4월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이 진행됐고 5월3일 청약증거금 반환이 있었다. 당시 SKIET 청약증거금만 80조9000억원에 달했었다.
이중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도 15bp 상승한 1.46%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2월(1.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9월에도 15bp 오름세를 보였었다.
반면, 10월 평균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전월보다 151.83포인트 떨어진 2989.87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2755.77) 이래 처음으로 3000선을 밑돈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오른데다, 은행들이 연말로 갈수록 예대율 고나리를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자금유치 노력을 한 탓이다. 법인기업들에겐 우대금리가 제공됐다”며 “주식과 부동산시장 불안 등으로 개인이 증권사 고객예탁금을 빼 은행 예금으로 예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진데다 연말 은행들의 유동성 관리 노력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