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민영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41만 가구를 웃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분양 실적 대비 약 49%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인해 축소된 물량이 내년 분양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30일 연합뉴스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국 500개 단지에서 41만8351가구(민간임대 포함, 공공분양·임대 제외)의 민영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분양 실적인 28만1053가구보다 48.9%(13만7298가구) 늘어난 수치다. 작년 같은 시기에 조사한 올해 분양계획 물량(39만854가구)보다 2만7497가구(7.0%) 많다. 아직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일부 건설사와 사업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단지들을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도 내년에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 물량을 포함해 약 46만 가구의 공공·민간 주택 분양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계가 애초 계획 물량의 72% 수준밖에 공급하지 않았던 만큼 내년으로 이월된 물량이 대거 분양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1만8230가구 △2분기 11만2678가구 △3분기 6만3994가구 △4분기 6만1496가구다. 6만1953가구는 아직 분양 시점을 정하지 못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분양 물량이 55.0%(23만286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분양에 이어 △재개발 27%(11만1418가구) △재건축 11%(4만7959가구) △지역주택조합 6%(2만5936가구) 순이었다.
내년 서울에서는 입지와 규모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정비사업지가 많이 나올 전망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을 비롯해 송파구 잠실진주(2678가구), 동대문구 이문1구역(3069가구) 등이 내년 분양된다.
경기에서는 광명시 광명1R구역(3585가구)과 베르몬트로광명(3344가구), 안양시 안양역푸르지오더샵(2736가구), 수원시 권선11-6구역(2178가구) 등이 내년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지방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계획이 많다. 부산 동래구 래미안포레스티지(4043가구)와 남구 우암2구역(3018가구), 광주 북구 운암3단지(3214가구) 등이 내년 분양된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이 3만405가구로 내년 분양 계획 물량이 가장 많았다. 현대건설에 이어 △대우건설 3만 가구 △롯데건설 2만7382가구 △GS건설 2만7000가구 △HDC현대산업개발 2만3323가구 △현대엔지니어링 2만3148가구 △DL이앤씨 2만300가구 △포스코건설 2만23가구 △삼성물산 1만2609가구 △SK에코플랜트 1만2427가구 등 순이었다.
내년 민영 아파트의 권역별 분양 예정 물량은 수도권이 20만4225가구, 지방이 21만4126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17개 시ㆍ도 가운데 △경기 11만9624가구 △서울 4만8589가구 △인천 3만6012가구 등 수도권이 분양 물량 상위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최태순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내년에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 분양 물량이 많아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선택이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주요 도시 정비사업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청약 열기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공급량 확대 등의 변수에 따라 지역별 청약 경쟁률은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