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대응 못하면 석유화학 등 고탄소기업 주가 2050년엔 반토막

입력 2021-12-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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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7~1.8%씩 하락..기업부도율도 매년 0.63%p씩 오른다
2050년 국내은행 BIS비율 2020년 대비 5.8%p 하락 규제비율 턱걸이

▲독일 겔젠키르헨의 풍력 터빈 옆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겔젠키르헨/AP뉴시스
▲독일 겔젠키르헨의 풍력 터빈 옆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겔젠키르헨/AP뉴시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대응키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석유화학 등 고탄소산업 기업 주가는 2050년에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관련 기업부도율도 매년 최대 0.63%포인트씩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도 규제비율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30일 한국은행 금융안정연구팀 김재윤 과장 등이 발표한 ‘기후변화 이행리스크와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이전 대비 1.5℃에서 2℃로 제한하는 소위 2050년 탄소중립을 이행할 경우 고탄소산업 주가는 연평균 1.7%에서 1.8%씩 하락할 것으로 봤다(각각 1.5℃, 2℃ 시나리오, 이하 동일).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2050년엔 기후변화 리스크가 없는 2020년 수준 경제구조 수준을 유지한다는 기준시나리오 대비 반토막 수준인 51.0%에서 53.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도율도 연평균 0.34%포인트에서 0.63%포인트씩 상승해 2050년엔 기준시나리오 보다 10.2%포인트에서 18.8%포인트 오를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이는 한은이 개발한 이행리스크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BOK-Climate Stress Test)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등 향후 30년에 걸친 기후변화 대응이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탄소중립 이행에 따라 고탄소산업 기업의 경우 생산비용 상승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1.5℃와 2℃ 시나리오 하에서 2050년 온실가스 배출가격은 톤당 각각 83만원과 30만7000원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 역시 연평균 0.95%에서 2.44%씩 줄어 2050년엔 기준시나리오 보다 28.5%에서 73.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별로도 상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석유화학 분야 등은 온실가스 저감기술이 개발·상용화되지 않아 이행리스크에 의해 장기간 손실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전기공급업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 기술이 재생에너지로 대체가 가능하면서 이행리스크 충격에서 상당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부문에서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고탄소산업 관련 대출 및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 가치가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50년 국내은행 BIS비율이 2020년 대비 2.6%포인트에서 5.8%포인트 하락해 규제비율 수준인 10.5%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석탄발전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특수은행 하락폭(-3.9%p~-8.4%p)이 클 것으로 봤다. 실제 올 12월말 기준 특수은행의 고탄소산업 관련 익스포저 비중은 20.6%에 달해 국내은행(16.5%) 전체 비중보다 높다.

김재윤 과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저감기술이 개발 상용화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임을 시사한다”며 “금융기관 역시 기후변화 요소를 고려한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ESG 투자 활성화를 통해 이행리스크에 취약한 자산 보유액을 줄여갈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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