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무총리 초청 포럼의 경우 그간의 관례를 넘어 업계의 현안과 관련해 정부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건의사항을 제안할 기회가 됐다. 오랜 기간 정부와 당국의 관심 밖으로 밀려 ‘보험 홀대론’을 주장해온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민 원장은 “국무총리께서도 보험업계가 도심의 폐교를 요양시설로 활용하거나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는 등 국민의 생애 마지막 단계를 안전하게 보완해 주는 방안에 대해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향후 국회 정무위원장, 국무총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등 기존 초청 인사 이외에도 보험산업 발전을 위해 소통해야 할 인사가 있다면 누구든, 언제든 초청해 토론의 장(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 원장은 대외적 위상뿐만 아니라 현재 연수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국민 교육 확대도 보험산업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보험산업은 그간의 인식보다 더 큰 사회ㆍ경제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바, 이제는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나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신뢰받는 금융권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건강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모델 등 현재 업계에서 깊이 고민하는 각 분야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투데이는 1월 취임 후 1년 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민 원장과 향후 국내 보험 시장 전망과 향후 계획을 자세히 들어봤다.
◇2022년 국내 보험시장 전망과 당부= 국내 보험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재무건전성이나 영업행위와 관련한 감독 당국의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도 벅찬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고령화), 수익성 하락 등 악재가 산재해 있다. 보험ㆍ금융시장의 빠른 진화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져 앞으로 은행ㆍ금융투자 등 금융업종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 원장은 보험업계가 위기 앞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요구되는 화두를 △고령화 대비 △디지털 전환 △수익성 제고 △소비자 보호로 나눠 제시했다.
고령화 대비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2020년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의 데드크로스 현상을 처음으로 경험했다”며 “앞으로 헬스케어 활성화를 비롯한 보험산업이 초고령화 시대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중심축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다양한 건강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질병 예방을 위한 개인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보험상품과 노인요양시설을 연계하는 방법 등이다.
디지털 전환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각 보험사는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상품개발, 모집, 인수심사, 계약관리, 지급심사 등 보험 전 과정에 걸쳐 디지털화를 도입 및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임직원의 보험에 대한 직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슈어테크,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관련 전문지식 습득을 통한 인적 디지털 역량 강화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익성 제고와 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는 “보험영업 부문의 체질개선 노력과 함께, 자산운용에서도 대체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투자 영업이익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 보호는 영업활동과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보험회사와 보험업 종사자의 기본적인 의무이면서, 보험산업의 질(質)적 성장을 함께 이루기 위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의원 시절과 연수원장, 보험업계 인식 차이는= 민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의원 시절 건강증진형 보험, 자동차 보험 대체부품 활용, 동물보험, 실손보험 등에 관심을 두고 입법 활동을 추진했다. 그는 “보험연수원장으로 부임 이후 회원사를 비롯한 각 보험회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보험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 등과도 매일 생존을 위해 경쟁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모습도 마주하게 됐다.
민 원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기반의 상품 개발,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 산업 진출 등 지속성장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또한 각 보험회사가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임직원, 모집인 등 관련 종사자 전반의 인식을 전환하고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수원도 신규 과정 개발, 자격ㆍ인증제도 도입 등 산업연수기관 본연의 역할을 통해 보험업계의 변화와 혁신을 지원할 것이며, 나아가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요람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연수원의 디지털 인력 양성 프로그램= 현재 금융권에서는 디지털 인력 모시기에 한창이다. 보험업계도 은행권, 핀테크 사에 고급 인력을 뺏기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자체 인력 양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보험연수원은 미래 보험환경을 이끌어 갈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산업에 특화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교육 프로그램인 보험DT 아카데미 교육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분야와 디지털 분야의 두 개 축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야는 전략과 분석, 디지털 분야는 기획, 마케팅, 신기술로 구분한 총 5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민 원장은 “기존 인슈어테크 과정에 더해 4월부터 ‘보험 DT 아카데미 연수과정 개발위원회’를 발족, 3개월간 12차례의 회의를 통해 보험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 체계를 완성했으며, 2021년 14개 교육 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2022년에는 12개 과정을 개설 예정이며, 보험업계의 DT 트렌드에 맞추어 마이데이터, 헬스케어,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과정 등 시의성 있는 주제를 발굴, 특강 형태로 운영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이썬을 활용한 보험 데이터 분석 및 모델링(5월), DT 기반 Claim, U/W 업무혁신(9월), 업무관리를 위한 보험 디지털 마케팅(10월) 등을 예정하고 있다.
◇2022년의 보험연수원= 민 원장은 취임 후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내년 1월 1일 자로 단행한다. 고유 기능인 연수 부문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 부문으로 본부체계를 확립, 부문별 시너지 효과와 실행력을 극대화하고, 현재 부서별로 혼재된 개발ㆍ운영기능을 연수 분야별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정비하기 위함이다.
이전에 1본부 5부 8팀의 조직을 2본부 4부 9팀으로 개편한다. 연수본부 내 연수부(집체교육 전담), M러닝부(원격교육 전담), 자격검정팀(자격제도 전담), 지원본부 내 기획부(기획관리 전담), 전략사업부(신사업 전담) 배치했다.
보험연수원은 24일 정기총회를 개최해 ‘보험산업 혁신을 견인할 핵심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22년 사업계획도 확정했다.
핵심 추진사업은 2022년 보험연수원은 다음의 주요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 다변화를 추진해 보험업계가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민 원장은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을 다변화하고,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의 가상 연수원을 개원, 인슈어테크와 같은 최신 이슈ㆍ트렌드 관련 세미나, 콘퍼런스를 정기 개최하는 등 비대면 연수 역량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관련 신규 연수 분야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가 발굴해 보험 DT 아카데미를 업그레이드하고, 고급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상시 자문단 운영을 통해 지속해서 교육 체계ㆍ내용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