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K'의 한 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른 K푸드

입력 2021-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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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가 코로나19 덕을 톡톡히 봤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코로나19로 외식을 기피하는 대신 집밥을 먹는 이들이 늘어나서다.

집밥을 자주 먹다 보면 늘 먹던 익숙한 메뉴뿐 아니라 색다른 음식을 즐기려는 수요도 증가한다. 일식이나 중식, 태국식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 대중화에 뒤처졌던 K푸드에 기회가 열린 셈이다.

◇50년만에 첫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 돌파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3분기까지 K푸드 수출액은 전년대비 6.4% 늘어난데 이어 올해 3분기에는 전년대비 12.3%로 2배 가량 상승폭을 키웠다. 이전까지 연간 1%대의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 잠정치는 114억 달러로,국내 농수산 식품수출 50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농수산식품 수출의 주역은 단연 국내 식품기업들이다. 해외 공략을 위해 현지인에게 익숙한 조리법을 도입하고 현지에서 선호하는 맛을 더한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구사하며 식품 기업들도 수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CJ제일제당은 올 3분기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이중 식품 사업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7.9% 오르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일본 아지노모토에 이은 2위였던 미국 만두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슈완스의 ‘파고다’와 ‘비비고’ 만두를 골프장 등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홍보하고, 현지인 입맛을 감안한 재료를 활용한 전략이 주효해 수출과 현지 공장 생산 판매액을 더한 미국 매출만 1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글로벌 라면 시장 5위인 농심은 간판 제품인 신라면의 경우 6900억 원의 매출 중 절반이 넘는 3700억 원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당근 김치·비건 만두…현지화 전략으로 '세계의 맛' 등극

대상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전용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숟가락으로 뜨는 질척한 고추장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를 위해 고추장 제형을 묽게 만들고 케첩 같은 용기를 활용해온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최근에는 이색 김치와 매운 맛을 차별화한 고추장까지 내놨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국내 김치 수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대상은 미국 현지에 식품업계 최초로 김치와 고추장을 생산하는 공장을 내년 초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미주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에는 양배추·케일·당근 등 현지인들이 익숙한 채소를 주재료로 바꾼 김치도 내놨다. 맵지 않은 김치 2종도 함께 선보였다. 대상은 수출용 고추장이 매운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되어 있었으나 폭탄맛(4단계)과 핵폭탄맛(5단계)을 추가했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식 매운 맛에 열광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농심은 포크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들을 위해 수출용 제품의 면 길이를 과감히 줄였다. 베트남 등 매운 맛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위해선 신라면의 3배 매운 버전인 신라면 레드를 내놓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강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양식품은 국내에서는 라면업계 3위 기업이지만 효자상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식품업계 최초로 ‘3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한국 라면 수출액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 올 상반기 기준 불닭브랜드의 누적 수출 금액은 1조 원을 넘어섰으며 누적 수출 판매량은 20억개를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 닭고기와 실란트로(고수)를 넣은 ‘치킨&실란트로 만두’를 선보인데 이어 호주·싱가포르 등 비건 선호도가 높은 국가를 겨냥해 최근 비건 만두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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