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K’의 한 해] 한국 영화사에 한 획 그은 ‘미나리’

입력 2021-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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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속 한 장면의 윤여정
▲영화 ‘미나리’ 속 한 장면의 윤여정
올해 세계를 열광시킨 K-콘텐츠 열풍의 시작에는 영화 ‘미나리’가 있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면, 올해 미나리는 한국 영화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민을 간 한인 가족의 역경을 다룬 영화로, 리 아이삭 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정 감독은 물론,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한국적인 정서로 공감을 끌어냈지만,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들의 이야기’라는 가장 미국적인 서사로 해외 관객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미나리가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사실은 미나리의 수상 기록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개봉한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성공하며 미국의 양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따르면 미나리는 크고 작은 영화 시상식에 총 217번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으며 그중 108번을 수상했다.

미나리의 수상에 지대한 공헌을 한 주인공은 올해로 데뷔 55주년을 맞은 배우 윤여정이다. 그는 극 중 딸 모니카(한예리 분)를 돕기 위해 아칸소로 온 할머니 ‘순자’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올해 미나리만으로 각종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44개나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윤여정이 수상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은 102년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연기상이다. 이는 아시아 배우로 영역을 넓혀도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의 대기록이다. 영어 대사가 아닌 연기로 오스카에서 연기상을 받는 것은 여섯 번째다. 윤여정은 이 밖에 영국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BAFTA), 미국배우조합상(SAG Awards), 인디펜던트 스피릿 등 수많은 시상식을 누비며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지난 10월에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에서 대중문화 분야 최초로 금관문화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내외 활동, 사회 공헌도 등을 종합해 뛰어난 공적을 보인 예술인에게 주어지는 대중문화예술상은 지금까지 ‘은관’문화훈장이 가장 높은 단계의 수훈이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여정의 올해 해외 수상 등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해 가장 높은 단계인 금관문화훈장을 신설해 수여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미나리의 흥행 이유에 대해 “영화는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 1세대·2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가 제3 세계·아시아 등 소수자에 대한 배려에 대해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엄밀히 따지면 미국 작품으로 봐야 하지만, 한국 영화계에도 의미가 있다”며 “오스카상을 받은 윤여정뿐만 아니라 한예리의 연기도 매우 좋았다. 미나리 이후로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은 K-액터(배우)를 눈여겨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국내 배우들이 해외 작품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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