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두고 엇갈린 행보...미·일 개발 손잡고 독일 원전 폐쇄

입력 2022-01-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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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난달 31일 원전 3곳 폐쇄
나머지 올해 말 가동 중단
미ㆍ일 원전 개발 협력 박차

▲2021년 12월 29일 독일 그론데에 있는 그론데 원자력 발전소 냉각탑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 그론데/AP연합뉴스
▲2021년 12월 29일 독일 그론데에 있는 그론데 원자력 발전소 냉각탑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 그론데/AP연합뉴스
세계 주요국이 새해부터 원자력 발전 정책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탄소 중립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다른 길을 택하고 있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올해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모두 중단한다. 지난달 31일 브로크도르프, 그론데, 군트레밍엔 체(C) 등 3개 원자로가 35년 만에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이자르 2, 엠슬란트, 네카르베스트하임 II 등 나머지 3곳도 올해 말 가동이 중단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한 독일 정부의 조치가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독일 전체 전력 생산에서 6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였다. 재생에너지 41%, 석탄 28%, 가스 15%의 뒤를 이었다. 독일 정부는 원전 비중을 줄여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80%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은 주요국의 원전 부활 방침과 대조된다. 미국과 일본은 원전 개발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룬 합의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미쓰비시중공업은 미국 정부와 원자력 벤처기업이 추진하는 차세대 고속원자로(고속로) 개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의 차세대 고속로 개발 사업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운 벤처 기업 테라파워와 미국 에너지부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에 출력 34만5000킬로와트(kW)급 고속로인 소형모듈원전(SMR)을 2024년 착공, 2028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약 40억 달러(약 4조7600억 원)에 달한다.

프랑스 정부 역시 원전 확대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하고 소형 원자로 개발도 지원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분류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원전·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도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됐다.

이날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보낸 초안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사업의 경우, 계획 자금이 있고,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곳이 있으면 환경·기후 친화적인 지속가능한 금융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EU는 탄소 감축, 안정적인 경제활동 보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을 당분간 계속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안정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이 필요하다”며 탈원전 정책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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