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원자력 친환경에너지 분류 초안 제안...독일·오스트리아 반발

입력 2022-01-0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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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찬성...‘탈원전 선언’한 독일은 반대
오스트리아는 소송 경고도...EU 회원국간 갈등 예상

▲프랑스 리용 인근의 한 원자력 발전소. 리용/AP뉴시스
▲프랑스 리용 인근의 한 원자력 발전소. 리용/AP뉴시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일부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내용을 담은 규정 초안을 제안했다. 이에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 오스트리아 등 일부 회원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행위 계획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착한 꼬리표(good label)’를 훼손한다”면서 “이런 ‘그린워싱(친환경 위장)’이 금융시장에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부 장관은 전날 EU 집행위의 초안이 전해진 직후 “EU의 계획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소송을 제기할”이라면서 “원자력은 위험하고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EU 집행위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사업으로 분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녹색 분류체계’ 초안을 회원국에 전달했다.

천연가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의 약 절반이지만 방사성 폐기물처리 등의 잠재적인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크다. 이에 EU 회원국 간의 입장이 각각 다른 상황이다.

EU 회원국 중 전력생산의 70%를 원자력 발전에 기대는 프랑스와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원자력이 중요하다며 녹색 분류체계에 원자력을 넣자는 입장이고, 탈원전을 지향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EU 집행위의 제안 초안에 대해서는 회원국들과 전문가 위원단이 면밀한 검토를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종안은 이달 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EU 회원국들이나 유럽의회는 다수결로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다수 회원국이 지지할 경우 EU법이 돼 2023년 발효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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