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① 수원지법 평택지원서 첫 판결...아직 갈길 멀다

입력 2022-01-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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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처벌법 (이미지투데이)
▲스토킹처벌법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10월 21일 시행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일명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한 첫 번째 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단독 정현석 판사는 작년 11월 30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 모 씨에게 징역 1년에 벌금 1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씨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10월 21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은행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송금하면서 '힘들어 이제 못 버(텨)', '누나는 잘살아야'라고 기재해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보내 불안감·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박 씨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박 씨의 아버지가 선도를 약속하고 있는 점 △스토킹 행위는 9월부터 시작됐지만 스토킹처벌법의 처벌 대상 행위는 법이 시행된 10월 21일 자 행위에 한정되는 점 등을 들어 양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한 첫 판결이 나왔지만 아직 보완해야할 점은 많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잠정조치 결정이 나와야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일주일이 걸리기도 하고,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잠정조치 결정까지 최대 일주일…'예상보다 많은 건수'

▲전국 주요 법원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 신청 건수 (전)
▲전국 주요 법원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 신청 건수 (전)

스토킹처벌법 제8조에 따르면 검사는 스토킹 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 피해자가 경찰에 요청하고, 경찰이 검사에 다시 요청할 수도 있다. 법원은 검사가 △서면 경고 △피해자·주거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휴대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구치소에 유치 등의 잠정조치를 신청하면 이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서울시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잠정조치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적으로 일주일 정도 걸리고 기각되는 경우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구치소에 유치하는 4호 조치의 경우 엄격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 스토킹처벌법은 잠정조치 결과가 나와야 할 기간이나 법원 내에서 해당 신청을 담당해야 할 판사 등을 정하고 있지 않다. 신청 건수가 늘어날 경우 결정 지연이나 업무 과중이 불보듯 한 상황이다. 실제로 법원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신고 건수가 많은 편"이라며 이같은 우려에 대체로 동의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공보판사도 "앞선 판결에서 박 씨처럼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따른 재판을 받는 사례도 있지만 법원에 잠정조치 및 사후승인 사건이 갑작스럽게 다량 접수되고 있어 법원의 업무가 가중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안 사건 외에 잠정조치가 추가로 접수된다는 점이 전제"라면서도 "잠정처분과 사후조치 각각이 개별 사건 기록이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 개별 기록을 조사하고 관리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지법 공보판사는 "새 업무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담당하는 영장전담판사의 업무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감당 못 할 정도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두 달 사이에) 43건이면 많지 않은 횟수"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역시 "잠정조치 접수일부터 종국일까지 기간을 단순계산하면 많은 경우 하루·이틀이지만 드물게 사흘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잠정조치·긴급응급조치를 포함해 신청 건수가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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