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맞붙은 네이버-카카오 블록체인…지금까진 모두 ‘빈손’

입력 2022-01-03 16:17 수정 2022-01-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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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려던 네이버·카카오에 제동이 걸렸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시행하는 지불서비스법(PSA)상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다. 라인테크플러스·클레이튼(크러스트)을 내세운 네이버·카카오의 대리전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웹사이트를 통해 지불서비스법(PSA) 대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투데이가 3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라인테크플러스와 클레이튼은 모두 디지털 결제토큰 서비스에 대한 면제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됐다. 2020년 지불서비스법을 시행, 싱가포르 통화청은 자금세탁 및 테러티스트 자금 조달에 대한 규제의 일환으로 라이센스를 획득한 서비스 제공자만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약 170개 회사가 싱가포르 통화청에 인가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3곳만이 승인을 받은 상태다.

지불서비스법에 따르면 디지털 결제토큰을 다루거나 교환을 취급하는 서비스 제공자는 관련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자금 또는 DPT(디지털결제토큰 서비스)를 보유·사용할 시 싱가포르 통화청의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규제 대상이 된다. 특히 그간 코인 프로젝트들과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자들은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법인 없이 등기만 올리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지불서비스법 시행 이후로 관련한 내용을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장은 “그간 가상자산 사업자나 코인 프로젝트들은 국내 ICO(초기코인공개)나 특금법 등 규제 상황이 많다고 판단, 등기만 올리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싱가포르로 많이 진출했었다”라며 “지불서비스법 시행 이후 싱가포르에서도 물리적으로 사무실이나 법인을 둬야만 가상자산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외 진출 전략으로 블록체인에 방점을 찍어왔다.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새해부터 관련 사업들은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로 온전히 이관할 구상이었다. 카카오 창업 원년 멤버인 송지호 카카오 전 공동체성장센터장을 크러스트의 신임 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네이버 또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인테크플러스를 싱가포르에서 운영해왔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회색지대로 여겨지는 싱가포르에서 관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싱가포르 통화청이 규제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네이버·카카오의 블록체인 대리전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 전문가는 “네이버 라인의 경우 일본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맥스’를 운영하며 재미를 봤지만, 카카오 클레이튼의 경우 해외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다”라며 “NFT(대체불가토큰)가 대두되고 있고, 싱가포르가 NFT 관련 강세를 보이는 국가도 아닌 만큼 싱가포르에서의 경쟁이 특히 중요친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라인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현행법상 라이센스 취득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중"이라며 "적용 가능성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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