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도 고독생이지만 좌절하지 않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분도 있고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인 분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즐겁게 사는 사람들보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 육체적·정서적으로 무기력한 상태인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할 일이 없고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느껴지고, 감정적으로 허탈감이 크기에 ‘사는 삶’보다는 ‘살아내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은 비슷해 보여도 들여다보면 천지 차이가 있다. ‘사는 것’은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의욕이 있고, 지금보다는 앞으로 더 나아지겠다는 희망, 내일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즐거움이 있고 기쁨이 있다. 그러나 ‘살아내는 것’은 살아야 할 희망이 없다 보니 좌절하고 절망 속에서, 혹은 두려움으로 하루라는 시간, 한 달이라는 시간, 일 년이라는 시간을 견디고 버텨내는 의미이다.
그래서 ‘사는 삶’이 아닌 ‘살아내는 삶’은 애처롭고 아프다. 이분 역시도 삶이 지금까지는 살아내는 일상의 연속이었을 게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비록 사진 한 장이지만 이 작은 변화는 처음으로 내게 보여준 유능감이기에, 이 유능감이 어쩌면 이분에게 그동안의 ‘살아내는 삶’이 아닌 ‘사는 삶’을 사는 전환의 계기가 될 것 같은 생각을 감히 해본다. 나 역시도 우울감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고 응원할 것이다.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