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앞 장사 없다" 카카오 그룹…시총 두달 새 ‘18조’ 증발

입력 2022-01-06 16:07 수정 2022-01-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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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새 그룹 시총 16% 가량 증발
‘먹튀 논란’ 휩싸인 카카오페이
‘대출 규제’ 악재 만난 카카오뱅크
美 금리 인상 기조 타격 입은 카카오

‘시총 5위’ 카카오그룹이 계속되는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악재가 모회사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주가 조정을 통해 카카오그룹 전반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가 다시금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CI
▲카카오CI

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상장 시점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116조 원 수준이었다. 모회사인 카카오가 55조4000억 원으로 그룹을 이끌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28조 원과 25조 원의 덩치로 뒤를 받치며 재계 4개그룹(삼성ㆍSKㆍ현대차ㆍLG)에 이은 '5위'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최근 카카오그룹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계열사별로 악재가 이어지며 카카오페이뿐 아니라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하락했고, 시총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그룹 시총 합은 약 97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 상장 시점인 두 달 전과 비교하면 시총의 약 15.7%를 차지하는 18조2000억 원가량이 증발했다.

먼저 카카오페이는 ‘경영진 주식 먹튀 논란’ 악재에 직면했다. 지난달 류영준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 회사 경영진 8명은 보유 주식 전량을 블록딜(시간외매매)로 팔아치웠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약 한 달 만에 벌어진 일로, 경영진이 처분한 약 44만 주는 900억 원어치에 달한다.

경영진의 자사주 처분은 ‘책임 경영’과는 반대되는 행보로 보통 주가 ‘악재’로 인식된다. 실제 카카오페이 내부 직원은 “블록딜로 주식을 팔아치운 임원들이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이해가 어려웠다”며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도 주식을 같이 던졌다(팔았다)는 점도 내부 여론 악화 원인”이라고 토로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는 4일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도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직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직원 불만을 가라앉히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 핵심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최고 24만85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주가는 전날보다 3.80%(6000원) 하락한 15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정부 ‘대출 규제’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주택담보대출 사업 성장성이 고평가돼 좋은 가치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정부 대출 규제가 계속되며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경쟁사인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

공매도 물량은 쏟아지고 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공매도액은 5일 약 3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6일에는 47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날 거래대금(1250억 원)의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상장 후 6개월 의무보유 물량 보호예수 종료가 다음달로 다가온 점도 ‘오버행(주식시장에서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물량)’ 우려를 키우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전날보다 14.24%(1만2300원) 떨어진 7만4100원에 마감했다. 4분기 예상되는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목표주가 하향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가 8만 원대 아래로 밀려난 것은 3개월여 만이다.

‘대장주’ 카카오는 미국 긴축 정책 영향을 받고 있다. 간밤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채권매입을 더 빠르게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날 나스닥 지수는 3.34%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기술주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기술 기업의 미래 수익에 대한 현재 가치를 할인하는 정도가 커져서다. 카카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5.21%(5500원) 하락해 간산히 10만 원선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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