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G, 포스코 등 민영화된 공기업들이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공시한 신임 사외이사 11명의 후보들 중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5명이나 포함되어 있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16일 KT의 이춘호, 허증수 후보, 포스코의 유장희, 김병기 후보, KT&G의 김원용 후보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자문단이나 인수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KT 사외이사 후보 3명 가운데 허증수 경북대 교수는 작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후 에너지변화태스크포스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인천시로부터 고급 장어 향응을 제공받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경력이 있다.
이춘호 교수도 이명박 정부 첫 여성부 장관으로 내정됐으나 부동산 투기 및 축소 신고 의혹으로 낙마했던 인물로 민영기업인 KT 지배구조 개선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스럽다는 게 경제개혁연대 측 지적이다.
KT&G가 11일 공시한 사외이사 후보 3명 중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 역시 지난 대선 기간 가동된 ‘전략홍보기획조정회의’의 일원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가 6일 공시한 사외이사 후보 5명 중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정책자문단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후 ‘대한민국건국60년기념사업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전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사장급)이며, 2004년 당시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으로서 퇴직과 동시에 삼성에 취업해 논란이 되었던 김병기 후보 또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배구조의 모범이 돼야 할 민영화 공기업이 오히려 지배구조 개선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전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바로잡겠다며 다른 낙하산을 대신 내려뜨리는 이명박 정부의 몹쓸 구태가 민영화된 공기업에서까지 재연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하여 기업지배구조를 건실하게 함으로써 어떠한 외부 압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기업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