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에너지 대란 반사이익...미국, LNG 세계 최대 수출국 올라

입력 2022-01-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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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의 LNG 수출량 770만 톤...카타르와 호주 제쳐
2016년 수출 시작한 지 6년 만에 쾌거
유럽, 우크라이나 둘러싼 러시아와 갈등에 미국산 수요 급증
한국도 중국·영국 이어 가장 많은 미국산 LNG 운반선 입항

▲사진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캐머런패리쉬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캐머런패리쉬/AP뉴시스
▲사진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캐머런패리쉬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캐머런패리쉬/AP뉴시스
미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세계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유럽과 중국의 에너지 대란 여파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이 LNG 수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원자재 전문 정보업체 ICIS의 LNG 선박 추적 데이터 분석 결과, 12월 미국의 LNG 수출량은 770만 톤으로 나타났다. 카타르와 호주의 약 700만 톤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미국이 이들 국가의 수출량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2016년 처음으로 LNG 수출에 나섰다. 2000년대 후반 셰일가스 혁명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영향이다. 첫 수출 이후 6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셈이다.

유럽과 중국에서 에너지 위기가 악화하면서 미국의 LNG 수출이 날개를 달았다. 유럽은 한파로 수요가 급증했지만, 풍력 발전량이 떨어지면서 공급 부족에 직면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최대 공급처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놓고 갈등이 빚어진 것도 에너지 대란을 부채질했다. 러시아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을 16일째 중단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에서 가져오며 대부분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된다.

공급 차질 여파에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이날 전장대비 8.18%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96유로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이후 약 32% 급등했다.

중국도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미국 LNG 수입을 대폭 늘렸다. 에너지 정보분석업체인 S&P글로벌플랫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출발한 LNG 운반선 중 각각 11척이 중국과 영국으로 입항해 가장 많았다.

한편 중국은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산 LNG를 대폭 수입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중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0척의 미국산 LNG 운반선이 입항했다. 터키와 스페인이 각각 9척, 일본이 8척으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의 LNG 수출은 올해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LNG 생산량이 올해 말까지 전년 대비 20% 증가한 하루 139억 큐빅피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호주의 하루 생산량 114억 규빅피트와 카타르의 104억 큐빅피트를 넘어서는 규모다.

미국의 LNG 생산 능력 확대는 에너지 패권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카타르 생산업체들이 신규 시설 투자로 연간 LNG 생산 능력을 1억2600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ICIS는 이 같은 추세라면 카타르가 미국의 지위를 다시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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