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증시가 펀더멘털에 의한 투자판단을 내리는데 경기지표나 기업의 이익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 포인트를 어디에 둬야할 것인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연말 이후 올해 1분기말까지 향후의 전망 및 과거의 실적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국의 경제성장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고 기업 실적과 거시경제 지표도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지표들이나 개별 시장의 밸류에이션으로 투자처를 찾는데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분명한 차별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간 차별화 양상이 점차 심화되는 양상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글로벌 금융불안 지속,외국인 매도세 전환, 원ㆍ달러 환율 1400원대 진입, 한국 CDS 상승세 지속 등의 악재로 코스피지수의 반등 탄력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그 동안 개인 주도 장세에서 벗어나 대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벗어난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 유입과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 기대감이 맞물리며 연일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는 일단 코스닥 시장에서의 기관 매수 추세를 따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고 단기적으로는 선진국시장의 전저점 하향 이탈 여부가 위기의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내부적으로는 코스닥시장의 추가적인 강세 여부, 그리고 이와 관련해 코스닥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관의 매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해 11월말 이후 코스닥시장이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심에는 신정부의 그린에너지 성장 정책에 힘입은 풍력, 태양광 등의 에너지 관련 기술 및 부품주들이 있다.
통상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에는 거품이나 과열에 대한 우려가 동반돼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을 이끄는 종목들은 단순한 일회성 호재라기 보다는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기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강세를 지나치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며 "실제 관련 사업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는 만큼 관련 기업의 경쟁력이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할 경우 최근 주가의 상승이 장기랠리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기까지 업황 기대와 수급을 함께 뒷받침했던 주체가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들의 매매 패턴의 변화 여부에 당분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다만,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들이 늘어나고 있고 급등패턴이 다른 테마나 별다른
이유를 찾기 힘든 개별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증시를 통해 투자의 판단을 세운다면 잘나가는 중국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 증시에 역시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들 증시는 최근 전저점 부근까지 조정을 받으면서 불안감을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나름의 모멘텀을 갖고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선진국증시가 새로운 저점을 만들어 나간다면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최근들어 선진국들의 CDS가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다소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흥국과 선진국의 대표격인 브라질, 영국, 일본의 5년물 국채에 대한 CDS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국가의 CDS 역시 지난 1월 초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주부터 재차 급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국내증시를 비롯한 중국, 브라질 등의 신흥시장 증시는 선진시장보다 상대적 강세를 보였지만 선진시장 지수가 상승추세를 위협하는 국면에 놓인 상황"이라며 "선진시장의 CDS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와 신흥증시는 디커플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시장의 모멘텀을 맹목적으로 쫓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해A주식의 지수 추이를 보면 중국정부의 4조원 규모 경기부양 안의 발표에 힘입어 저점을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홍콩 시장에 상장되어 외국 투자자들에 의해 거래되는 H주식은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기 있기 때문이다.
박기용 연구원은 "결국 중국증시의 강세는 자국투자자들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글로벌 증시를 견인할 만큼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투자자들은 중국증시를 맹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