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제기되는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러시아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전 세계를 조종하려는 것”이라며 “도발이나 사건을 선동한 뒤 군사적 침략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한다고 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며 이는 러시아의 각본 중 일부”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양국 간 전략적 안정 대화 일정에 대해 “초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지 우크라이나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러시아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이라는 더 넓은 행태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금지 등 동진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나토가 동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며, 개방성은 나토 조약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나 나토가 러시아를 위협한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주 제도를 훼손하고 정치에 간섭하며 선전과 허위정보로 불신의 씨앗을 뿌리려고 했다는 지적이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추가적인 공격성에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러시아가 선택한다면 외교적 해법이 여전히 가능하고 더 나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러시아와의 대화에서 새로운 위기 감축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는 쌍무적인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에 평화유지군 명분으로 공수부대까지 파견한 것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카자흐스탄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는 등 격화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역사의 교훈은 일단 러시아가 당신의 집에 들어오면 때때로 떠나게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라며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의 영향력을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정부가 시위에 대처할 능력이 있는데 왜 외부 도움의 필요성을 느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