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6일 자신의 SNS 계정에 숙취 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은 폭력, 선동 등의 명목으로 삭제됐으나 정 부회장 항의로 복구됐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에 ‘멸공’이라는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며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정 부회장은 이에 ‘리스펙’이라는 글을 올려 응수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오갔다.
해당 논란은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까지 확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8일 신세계그룹 대형마트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멸치, 콩 등을 구입했다. 일각에서는 앞글자만 떼놓고 보면 ‘멸콩’으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 지지를 암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나경원 전 의원이 이마트에서 멸치와 약콩, 자유시간을 사는 등 장을 보거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멸치와 콩을 곁들인 식사 사진을 SNS에 공개하는 등 ‘멸공 챌린지’ 열풍이 불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 후보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9일 SNS를 통해 “표현의 자유는 존중한다”면서도 “좌우 막론하고 멸공을 외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해시태그 놀이가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는데 지금 어느 때인가”라며 “멸공은 1950~1960년대 한국전쟁 후 구호일 뿐 지금은 남북 평화 공존의 시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날 정 부회장을 두고 “권력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 풍토에서 소신을 갖고 자신의 의사 표시를 하는 용기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SNS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멸공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이를 우려하는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