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행 열차에 탈까 말까, 지주사 마법 유통기한 2년 늘어

입력 2022-01-10 14:27 수정 2022-01-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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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올해 삼성, 현대차, 한화,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문제가 지배구조(거버넌스) 개편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주식을 현물출자할 경우 발생하는 세금을 이연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일몰 시한이 올해 말에서 2023년까지로 연장됐기 때문이다. 여러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시 누린 ‘자사주 마법’의 유통기한도 2년 더 늘어났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2023년 12월 31까지 현물출자하는 분에 대해 금융투자소득세(개인)와 법인세(법인)를 대가로 받은 지주회사 주식을 처분하는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한다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의2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공포됐다.

조세특례제한법은 주식을 현물출자해 지주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기존의 내국법인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경우, 현물출자로 인한 양도차익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해당 지주회사의 주식을 처분하는 시점까지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 과세를 이연한다는 내용으로 ‘지배주주 등에 대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2021년 말 종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기업가의 어려움을 반영해 2년이 더 유예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상호출자가 제한된 기업집단 중 지주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그룹(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은 삼성, 현대차, 한화, 신세계, 두산, 카카오, 현대백화점, 금호아시아나, 네이버, 영풍그룹 등 17곳이다.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CJ, 한진, LS, 부영, 셀트리온, 한국투자금융, HDC, 효성, 하림, 코오롱, 농협은 이미 지주체제로 전환됐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 중 아직 지주체제로 전환되지 않은 그룹은 OCI, 태영, 이랜드, 중흥건설, 태광, IMM인베스트먼트, 삼천리, 금호석유화학, 다우키움, 장금상선, 동국제강, 유진, 대방건설, 현대해상화재보험, 엠디엠, 중앙, 대우건설, HMM, 한국지엠, 쿠팡,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21곳이다.

이들 기업이 지주 전환을 선택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지주회사의 자산총액 요건이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상향되기 직전이었던 2017년, 중소형 기업들 대거 지주회사로 전환된 사례가 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혜택 막바지에 인적분할 및 지주사 전환 사례가 급증한다”며 “지주사 전환 예상기업을 찾기보다 분할 발표 후 재상장을 위한 거래정지 직전에 합산한 시가총액이 증가할 수 있는 분할구조인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인적분할도 이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인적분할-주식교환-분할-재상장의 절차를 거치는데 특히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 공개 매수에 오너 등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들 참여율은 극히 저조해 ‘오너들만의 잔치’로 끝나기 일쑤다.

이에 따라 경영진이 소액주주에게 보내는 신뢰의 정도가 주가의 차별화를 이끌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최남권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비전은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사회에서 전방위적으로 요구되는 공정의 가치는 주식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자회사에 대한 약탈적 형태의 합병, 상장폐지, 대주주에게만 주어지는 경영권 프리미엄, 물적분할 후 상장으로 야기되는 더블카운팅 이슈 등은 투자자에게 한국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에 비해 과도하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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