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덜 매파적인 발언으로 급등한 미국 증시의 영향과 더불어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전날 하락에 따른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봤다. 미 연준의 긴축 기조에 따라 변동성 확대가 지속되지만 실적시즌을 맞아 실적 전망 상향 업종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예측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간밤 미국 증시는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파월 연준 의장 청문회를 앞두고 매물이 출회되기도 했으나, 파월 의장이 양적 긴축을 ‘아마도 연말’에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상승폭이 컸다. 파월 의장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언급해 3월 인상을 시사했다. ‘양적 긴축’ 관련해서는 2~4회 회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양적 긴축 조기 시행 가능성을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여타 연준 위원들보다 파월 의장이 덜 매파적임을 시사한다.
파월 연준의장이 ‘양적 긴축’에 대해 생각보다 늦게 시행될 것이라 주장하는 등 덜 매파적인 발언을 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이는 달러·원 환율의 하락(원화 강세) 기대를 높인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달러·원 환율은 1190.65원을 기록, 5원 하락 출발이 예상되는 등 외환시장 안정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상품과 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 점도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이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감안해 한국 증시는 1% 내외 상승 출발 후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종목군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ㆍ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 간밤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오전 파월 의장의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약세흐름을 보였으나 시장 예상과 부합한 정도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보인 파월에 안도하며 오후 상승 전환 후 상승폭을 확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위한 긴 과정을 시작한다고 언급하며 연준 예상대로라면 3월 양적완화(QE) 종료, 하반기 양적긴축(QT) 시작을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및 그 이후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양적완화 축소→금리인상→양적긴축’으로 이어지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연내 실행되는 것은 맞지만, 파월 의장이 속도 조절의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급등 영향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연준 긴축 불안 및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추가 급락세를 겪었던 성장 테마, 성장 업종도 주가 복원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상승 탄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12일에는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예상 7.1%)의 결과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또 한 차례 반전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이를 둘러싼 경계심리가 국내 증시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은 지수 방향성 베팅보다 업종 관점 대응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