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치료제 ‘팍스로비드’ 내일 상륙...토종 개발업체는 '긴장'

입력 2022-01-12 15:06 수정 2022-01-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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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렉키로나'보다 편의성 높아…먹는 치료제 국내 시장 선점 우려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제약ㆍ바이오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편의성에 밀린 항체 치료제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먹는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업체들은 시장을 뺏길까 우려하고 있다.

1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는 13일 국내에 도착해 사용 승인 등 사전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다음날인 14일부터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2만1000명 분을 시작으로 1월 중에 총 3만1000명 분이 국내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의 먹는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에서 "내일 처음 도입돼 곧바로 의료현장에 투입된다"며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약 대상은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65세 이상(면역저하자 포함) 경증·중등증환자 중 재택치료 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치료를 받는 환자다. 가격은 5일치 30알에 약 530달러(약 63만 원)이지만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정부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재택치료자가 의사에게 처방을 받으면 약국에서 조제한 뒤 보건소 담당자가 재택치료자들에게 약을 가져다 주는 시스템으로 배급된다.

정부는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유행을 상당히 억제하는 한편,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작용 우려도 적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실험 과정에서 일부 미각이상과 설사, 혈압상승, 근육통 등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확인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까지 보고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다”면서 “변이에 상관없이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다 보니 독감 때의 타미플루 역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도입에 따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 업체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강하나 이베스트 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를 뒤늦게 따라가며 치료제 개발에 실망감이 쌓이고 있는 상태”라고 봤다.

우선 항체 치료제가 편의성 측면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가정에서도 복용이 가능한 팍스로비드와 달리 렉키로나는 정맥투여 방식으로 약 60분이 소요된다. 보관 방법에서도 렉키로나는 2~8℃로 냉장 보관해야 하지만, 팍스로비드는 15~30℃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다만, 렉키로나가 경구용 약물 사용이 제한되는 신장질환자 등에게 활용 가능하며 초기에 부족한 공급 물량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팍스로비드의 계약 물량은 76만2000명분이지만 이번주에는 2만 명분만 들어오는 등 순차적으로 도입이 이뤄지는만큼 현재 모든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에 적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렉키로나 구입도 늘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셀트리온제약과 5만 명 분의 렉키로나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천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우선 2만 회만 들어와서 65세 고위험군만 우선 투여되는 등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먹는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도 후발주자로 밀려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 중에서는 경구용 치료제 3상에 성공한 업체도 없는데 사실상 늦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성공하더라도 얼마나 파이를 들고 올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경구용 치료제 임상 승인을 받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은 총 11곳으로 3상에 진입한 기업은 2곳이며, 나머지는 임상 2상이나 1상을 진행하는 등 상용화한 곳은 없다.

대웅제약이 개발중인 먹는 치료제 ‘코비블록’은 지난해 7월 임상 2b상의 톱 라인 결과를 발표했지만, 3상 진입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신풍제약은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피라맥스정’의 임상 3상을 지난 8월 승인받아 경증·중등증 환자 등록을 이어가고 있다.

일동제약의 ‘S-217622’는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로,국내 2/3상 승인을 받으면서 공동 개발 중이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기술이전을 받아 일동제약이 생산할 계획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티지페논’(성분명 페노피브레이트콜린)에 대한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고, 올해 중 2상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경구용 치료신약의 미국 특허 출원을 완료한 바이오리더스는 지난달 식약처에 임상 2상 실험계획을 제출했다.

제넨셀은 국내 임상 2/3상 승인을 받아 ‘ES16001’의 5개국 글로벌 임상에 착수했고, 크리스탈지노믹스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최근 전임상시험 결과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이외에도 아미코젠파마, 진원생명과학도 2상 시험계획승인(IND)를 받은 상태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CP-COV03’의 임상 1상을 최근 완료하고 이달 중으로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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