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그들만의 세계” 백화점 VIP…얼마를 써야 하나요

입력 2022-01-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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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세계백화점 제공)
▲(사진 = 신세계백화점 제공)

모두가 어렵다는 코로나 시국. 그들만의 세상이 있다. 백화점 우수 고객(VIP)들의 요지경 세상이 바로 그곳이다. 백화점 우수 고객 등급, 그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들기위해 경쟁한다는 VIP들. 일반인들에게는 멀기만 한 그들의 세상를 살펴봤다.

매년 연말과 연초 백화점 우수 고객(VIP)들은 마음을 졸인다. VIP 등급이 다시 책정되는 시기여서다. 일반적인 VIP 등급은 정량적인 구매 기준만 충족하면 되지만 최상위권은 다르다. 선정 인원이 제한돼있어 해당 인원에 들 수 있을 만큼 구매 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보복소비가 늘어나면서 최상위 VIP 문턱은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 최상위 VIP 등급인 ‘트리니티’는 매해 구매 실적 상위 999명에게만 주어진다. 이 때문에 매년 달라지는 ‘트리니티’ 선정 기준은 올해 1억 원 후반대에서 2억3000만~4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갤러리아백화점 우수고객 제도 최상위 등급은 ‘PSR BLACK’이다. 구매실적 상위 0.1% 고객 중 자체 요건을 충족해야 주어진다. 갤러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2억 원 이상 구매한 VIP고객이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만 2020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해 올해 최상위 등급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뉴시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현대백화점은 그간 최상위 VIP 회원인 ‘자스민 블랙’의 기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3년부터 1억20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으로 명시해 등급을 책정하기로 했다. 올해 기준 구매 이력은 8000만~9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내년 기준 금액이 30% 가까이 오르지만, 실적 인정 기준을 완화해 실제 부담이 커진 것은 아니다.

롯데백화점 의 경우 에비뉴엘·레니스·MVG프레스티지·MVG크라운·MVG에이스로 VIP 등급이 나뉘는데 레니스는 연간매출 1억 원 이상으로 명시돼있다. 하지만 에비뉴엘은 자체선정 기준이다. 구매실적 외의 조건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 MVG 회원들은 올해 에비뉴엘 등급 회원들의 구매실적은 최소 2억 원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은다.

AK백화점은 지난해 최상위 등급 우수고객인 ‘E-DIAMOND’ 기준 실적을 1억 원 이상으로 뒀다. 아직 올해 기준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백화점 VIP 고객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매출의 약 32%, 롯데백화점의 27%, 갤러리아 명품관의 40% 매출이 VIP에게서 나온다. 특히 글로벌 3대 명품 브랜드라고 불리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매장이 모두 입점한 백화점의 경우 유독 매출 신장이 돋보인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3대 명품을 모두 갖춘 갤러리아명품관 올해 연간 2000만 원 이상을 소비한 VIP 매출 비중은 명품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9% 신장한 수치다. 연간 2억 원 이상 구매한 VIP 경우, 올해 구매금액이 지난해보다 두 배 신장하는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백화점이 우수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백화점들은 우수고객 등급에 따라 전용 할인을 비롯해 VIP 라운지, 1:1 맞춤식 쇼핑, 명절 선물, 발렛파킹, 문화 공연 초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높은 등급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백화점에 소비금액이 많은 고객이라면 우수고객 등급에 민감해진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특히 ‘보복 소비’ 경향이 뚜렷했던 지난해 특성상 최상위 우수고객 경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 기준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백화점은 11곳으로, 2020년 5개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백화점 명품매출에서 2030 소비 비중이 늘어나는 등 신규 고객층이 유입됨에 따라 제한된 최상위 우수고객 자리를 놓고 기존 우수고객과 경쟁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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