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문턱에 인기 높아진 온투업…기관 투자는 '그림의 떡'"

입력 2022-01-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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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법 시행 1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의 평가와 발전방향’ 토론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지 1년이 됐지만 성장에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가계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는 높아지고 있으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 도입되면서 기대된 기관 투자를 확보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기관투자자들은 해당 금융 업권법과의 충돌로 온투업 투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 세미나실에서 열린 ‘온투법 시행 1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의 평가와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온투업이 만들어진 계기가 기관 투자자의 투자할 수 있는 법률적인 근거를 만들겠다라는 것이었는데 각 금융업권법상 제약으로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온투업법에서 기관투자자의 허용했으나, 각 금융기관이 본인 업권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온투업법 제35조 제3항에서는 ‘금융기관의 연계투자는 다른 법에서 별도로 정하지 않는 경우 차입자에 대한 대출 또는 신용공여로 간주’하며 금융기관의 연계투자를 허용하는 근거를 만들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금융기관의 연계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온투업법에서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허용했으나, 각 금융기관이 속한 업권법에서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업권법에 따라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선 차입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하는 등 ‘여신심사’ 기능을 수행해야 하나, 온투업체들은 특정 금융기관에 특정 개인에 대한 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온투업에는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에 형평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은 계약 체결 및 해지, 기본약관의 적용 등도 스스로 해야 하지만, 온투업 투자를 할 경우 온투업체를 통해야 해 결국 투자 자체가 불가능하다.

황 변호사는 “법에서 정한 대원칙이 아니라 사소한 규제 때문에 연계 투자가 힘든 형편”이라며 “금융위원회가 온투업자의 신청에 따라 금융기관의 연계대출투자를 혁신금융서비스(규제샌드박스)로 지정하면 차입자 정보를 금융기관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사모펀드의 투자도 봉쇄된 상태다. 기관투자자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간접투자를 허용해야 하나 자본시장법은 사모펀드의 재산운용방법을 제한하고 있어 개인신용 연계대출에 대한 투자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결국, 자본시장법 시행령 재개정 없이는 온투업체는 기관투자를 받기 어려운 것이다.

황 변호사는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온투업의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최근 만난 펀드 매니저는 미국 P2P 업체에 투자해 학자금 대출을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사모펀드가 개인 신용 P2P에 투자할 수 없어 한국 학생들에겐 학자금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도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날 온투업법 시행 및 운영상 한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시장 형성으로 공급망 금융의 역할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망 금융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선 대출상품을 다양화해야 하지만, 온투업 등록 과정에서 대출상품에 대한 제한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부동산 담보대출만 발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온투업자는 대출금액의 약 2~3%를 대출자 및 투자자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수취하고 있으나 담보설정비용, 중앙기록기관 수수료, 마이데이터 중계기관 수수료, 신용조회 비용 등이 발생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금융소비자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규제가 과도한 경우 산업 성장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대출자 및 투자자의 편익을 과도하게 제한하게 될 우려가 있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 정책연구부장,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임채율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 오형록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 사무관이 참여한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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